청산 못해 골치아픈 재건축조합, 구청이 나서 해결한다는데

‘미청산 재건축조합 청산제도’
서초구, 전국 최초로 신설

서초구 구정 슬로건. 서초구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재건축 조합원 피해 예방과 신속한 정비사업 청산을 위해 전국 최초로 ‘미청산 재건축조합 청산제도’를 신설했다고 30일 밝혔다.

조합 청산 지연으로 조합원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 경제적 부담 등으로 구청에 행정 지원을 요청하는 민원이 증가하자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서초구의 재건축 정비사업 추진 사업장 96개소 중 미청산 재건축 조합은 총 13곳이다.

소송, 세금 환급 및 채무 변제에 대한 잔존업무로 청산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합 청산지연에 따른 조합원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 경제적 부담 등으로 구청에 행정적 지원을 요청하는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서초구는 밝혔다.

이에 구는 4개월여간 미청산 조합 전수 조사, 전문가 자문, 민원인 현장 간담회 등을 거쳐 청산 사업지별 상황에 따른 맞춤형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제도는 관리방안인 ‘서초형 청산 신호등’, 제도개선안인 ‘서초형 청산 청사진’으로 구성된다.

‘청산 신호등’은 사업지별 청산 추진 현황에 따라 관심·주의·심각 등 3단계로 분류하고 단계에 맞는 ‘자율(모니터링), 간접(갈등조정), 직접(직권개입)’ 등 맞춤형 관리로 청산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유도한다.

관심단계는 청산 절차가 이상 없이 추진되는 조합으로, 구에서는 조합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매월 모니터링한다.

주의단계는 해산 후 3년이 지나거나, 민원이 발생하거나, 청산인이 공석인 조합이다.

구는 11월부터 운영하는 ‘청산 맞춤형 전문가 지원단’을 통해 자문을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간접관리한다.

심각단계는 사업 주체의 업무수행이 어렵거나 법령 의무사항을 미준수하는 조합으로, 구가 직접 개입해 조합이 정상화될 때까지 현장조사, 시정조치 등을 진행한다.

기존 전문가 인력풀을 활용한 청산 맞춤형 전문가 지원단은 11월부터 운영한다.

세무회계 등 관련 분야 전문가 8~10명으로 구성된다.

청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 법률적 조언 및 해결방안을 제시해 신속한 조합청산을 지원하게 된다.

‘청산 청사진’은 조합 대표 청산인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현행 법령·절차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제도 개선 방안이다.

실태 파악을 위해 미청산 조합의 대표를 대상으로 ‘정책 공유회’, ‘찾아가는 재건축 콘서트’ 등을 개최하고, 관리방안 도출을 위해 현행 법령 및 절차적 미비점을 보완한다.

또 청산 모범사례에 대한 백서를 제작해 제도 개선에 활용하게 된다.

구 관계자는 “이번 관리방안은 지난 6월 도시정비법 개정에 따라 구에 미청산 조합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부여됐으나 실무적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없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전성수 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자치구에서 미청산 조합 관리방안을 신설해 재건축 마무리 단계인 청산 과정까지 지원하게 됐다”며 ““이를 신속한 재건축에 방점을 찍는 계기로 삼아 서초구 전체가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