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무료’ 라더니 제일 높잖아”…투자자 분노케한 거래소들

수수료 과열 경쟁에 정보 취약 이용자 피해 속출
빗썸 ‘수수료 쿠폰 등록’ 조건, ‘꼼수 마케팅’ 지적
과점 구조, 시장점유율 경쟁 부추겨…당국 감시 필요

[사진 출처 = 코인판 갈무리]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 내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침으로써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의 편익 증진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과열경쟁에 따른 무리수 마케팅과 부작용을 경계해야한단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쿠폰 지급 및 무료 적용을 통한 수수료율 인하, 시장가·지정가 도입 등 수수료 마케팅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보 취약 이용자들과 영세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수수료 전면 무료’를 내세워놓고 각종 세부조건을 달아 0.25% 이상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업비트와 함께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빗썸은 지난해 말부터 ‘수수료 전면 무료’라는 공격적인 이벤트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무료’라는 말과 달리 실제로 빗썸은 전체 거래 중 4분의 1 이상의 거래에서 수수료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250억원에 달했다.

빗썸은 이용자가 직접 ‘수수료 쿠폰’을 등록해야만 0% 수수료율이 적용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등록하지 않은 이용자는 0.25% 라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았다.

이에 빗썸은 ‘꼼수 수수료 마케팅’이란 비판을 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수수료 정책을 분석한 결과, 2022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 동안 빗썸의 실효 수수료율은 0.048% 였다.

이를 수수료 무료 이벤트 기간인 지난해 10월~지난 1월 기준에 적용해 거래대금을 추산하면 약 52조원의 거래에서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가상자산 관련 이미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빗썸의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 단체는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이 경쟁 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시키려는 행위라며 빗썸을 공정위에 불공정행위(부당염매) 행위로 고발하기도 했다.


강준현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이용자를 위한 건전한 경쟁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이 과정에서 정보취약계층 등 소비자의 오인과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소지는 없어야 한다”며 “자본력을 동원한 과도한 마케팅으로 영세거래소가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금융당국과 경쟁당국의 모니터링과 시정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업계의 비정상적인 독과점 구조도 점유율 확대 과열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 일 금융위원회 대상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인 업비트가 시장 거래량, 예수금, 매출액, 수수료 전반에서 업계 70% 를 웃도는 공정거래법상 독점 상황임에도 금융위가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다”고 현 사태를 인정하며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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