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출처=한화> |
연말이 가까워지자 상장 리츠(부동산위탁관리회사)들의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진다.
주로 대기업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스폰서 리츠가 자금 모집에 나섰는데 그 규모가 너무 커 시장 안팎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앞서 진행된 리츠들의 유상증자 물량은 ‘완판’됐지만 투자시장의 자금이 말라가는 현재 설득력 있는 자산을 편입하는 곳만이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전 거래일 보다 115원(2.83%) 내린 3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5000원) 대비 약 21% 하락한 상태다.
역대급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여파다.
한화리츠는 지난달 중순 한화그룹 본사사옥인 서울 장교빌딩 매입을 위해 약 473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화리츠 시가총액(2789억원) 대비 약 170% 수준으로 그간 리츠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자금모집을 단행한 셈이다.
한화리츠는 장교빌딩이 우량 부동산 중 하나로 편입 시 장기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한다.
장교빌딩은 서울 핵심 업무권역인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프라임급 오피스다.
기존 담고 있는 자산들 중
한화손해보험 여의도사옥만이 프라임급 오피스로 꼽혔는데 장교빌딩까지 담으면 프라임급 오피스 비중이 69%에서 86%로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한화리츠 관계자는 “CBD 프라임급 오피스를 편입해 자산가치를 증대시키고 안정성을 높이는 건 장기적인 수익성을 개선시키고 투자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
한화리츠 유상증자 주주서한 내용 중 일부[사진 출처=한화리츠 주주서한 갈무리] |
하지만 시장은 이같은
한화리츠의 설명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화리츠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현재까지 약 15% 넘게 빠졌다.
리츠가 상장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대규모 유상증자를 나서는 게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룹사의 자산 유동화 창구라는 대기업 스폰서 리츠의 단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담보대출, 에쿼티(자기자본) 등으로 자금을 끌어오고 남은 금액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지만 대기업 스폰서 리츠인
한화리츠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 현재로선 흥행 여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한화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주요 기관 투자자가 유상증자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구주주 청약에 다른 투자자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한화리츠 외 다른 리츠들 역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다만 미래 수익가치 상승을 위해 우량 자산을 담는다는 취지가 투자자들에게 전달돼야만 자금 모집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씨티스퀘어[사진 출처=한강에셋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
신한알파리츠는 오는 28~29일 서울 씨티스퀘어, GS서초타워 편입을 위해 1858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발행가액은 5660원으로 확정됐다.
씨티스퀘어는 연면적 3만8250㎡ 규모의 CBD 우량 오피스로 평가받는다.
GS서초타워는 강남권역(GBD)에 위치한 오피스로
GS건설이 임차하고 있다.
롯데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도 다음달 중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다.
롯데리츠는 L7 강남 호텔 편입을 위해 1639억원을,
디앤디플랫폼리츠는 명동N빌딩 편입을 위해 718억원 규모의 자금 모집을 진행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