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추진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 종료되면서 MBK·영풍과 지분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의 공개매수 1차전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잔여 지분을 긁어모으기 위한 매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거진 쟁점들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법정 다툼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0.23% 오른 87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가 이날 종료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인 89만원 아래로 유지되며 상당수 지분이 공개매수에 응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 측은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최대 17.5%, 우군인 베인캐피탈은 최대 2.5%의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해왔다.


이날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응한 것으로 밝혀져 이목을 끌었다.

이 회사는 한국앤컴퍼니의 주요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고려아연 주식 1만주를 지난 17일 매수해 21일 전량 매도했다.

약 0.05%에 달하는 지분이다.

회사는 79억8000만원에 매입한 뒤 87억9000만원에 매도해 차익을 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최 회장과 친분 관계가 두터워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한국타이어는 고려아연 지분 0.7%를 보유 중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MBK와 경영권 분쟁을 먼저 겪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한국프리시전웍스가 특별한 목적 없이 단순 투자용으로 주식을 사고판 것으로 파악했다"며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문제 등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지분 20% 전부를 확보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MBK·영풍과 잔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당량의 지분이 공개매수에 응했을 것"이라면서도 "양측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 등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하는 투자자들은 일부 지분을 남겨놨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공개매수의 핵심은 고려아연이 아니라 우군인 베인캐피탈이 최대 목표인 2.5% 지분을 확보했을지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목표 물량 달성에 성공한다 해도,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의미가 없다.


MBK·영풍은 임시 주주총회를 곧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이미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38.47%를 확보했다.


반면 최 회장 일가와 우호세력 지분은 최대 37.89%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번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해 베인캐피탈이 최대치인 2.5%를 획득하고, 처분 가능한 자사주 1.4%의 의결권을 살린다고 가정한 경우다.

기존 최씨 일가와 대기업 등이 보유한 우호지분은 33.99%에 달한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어 현재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주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MBK·영풍과 최 회장 측은 상대의 공개매수 지분 확보 과정을 두고도 법정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고려아연은 장형진 고문과 김광일 부회장 등 MBK·영풍을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MBK·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했던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등 여론전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는지 신속하게 조사해달라는 취지다.


금융당국이 이번 분쟁 과정을 유의 깊게 보고 있는 만큼 임시 주총에서의 승리가 최종 승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대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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