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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
지속되는 국내 증시 부진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불확실성에 올해 해외주식 투자자가 이미 전년도보다 50만명 늘어난 7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면 올해 말 해외주식 투자자는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 보유자가 1400만명인 걸 감안하면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급증하는 셈이다.
13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개 증권사(키움, 미래에셋, 삼성, NH, KB, 한투, 신한, 토스,
카카오페이 증권)에서 올 들어 지난 8월말까지 달러 환전을 한 투자자는 총 710만794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달러 매수 투자자와 매도 투자자를 합친 수치로 약간의 중복이 있지만 대략적인 ‘서학개미’ 수로 볼 수 있다.
증권사는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를 중개하며 외환업무를 수행한다.
2021년 달러 환전 투자자는 588만명, 2023년은 659만6066명이었는데 올해는 8개월만에 지난해 기록을 51만명 이상 넘어선 것이다.
반면 국내 주식투자자는 코로나 직전 2020년 919만명에서 2022년 1440만명으로 늘었다가 2023년 1415만명으로 감소세다.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국내 주식시장이 역동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이른바 ‘BBIG7(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의 대표 기업)’이 떠오르며 한때 3000선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2500선대에 머물러 있다.
투자 관련 정책 불확실성도 국내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는 민주당은 주식시장의 악영향을 우려하는 지적이 일자 지난달 금투세 시행 찬반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매수 행진을 주도했던 2030의 이탈도 두드러진다.
최근 2030은 ‘서학개미’로 깃발을 바꿔들고 있다.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차지했던 국내 배터리, 반도체주는 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거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2011년 이후 박스권에 머물고 있어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높은 시장으로 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 “자산 분산적 관점에서도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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