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의 공개매수 마감일인 14일을 앞두고 이번 사태의 핵심 당사자들이 지난 12일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3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이 정부 고위 관계자 중재로 12일 저녁 모처에서 만났다.
직접적인 소통의 자리 없이 장외에서 공방전을 벌이던 최 회장과 장 고문이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번 회동은 정부 고위 관계자가 나서서 주선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강하게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회동은 했지만 영풍 측은 공개매수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 회장 측은 경영권 고수 의지를 확인했다.
양측은 이사회 구성을 놓고 타협안 도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매수 경쟁에 이어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이어지는 기 싸움으로 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핵심 쟁점에 대해 여러 절충안이 나왔지만, 양측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계속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게 노력하는 상황이라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가 과열되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경고해왔다.
고려아연, 영풍과 달리 MBK 측은 금융당국이 깊이 개입하면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MBK는
고려아연의 과도한 차입을 통한 자사주 매입으로 2030년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이 244.7%로 치솟는 등 기업가치가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K는 "
고려아연 측 주장대로 공개매수 종료 후 6년 만에 부채비율을 20%대로 낮추기 위해서는 6년간 본업인 제련업과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투자는 중단하는 등 현금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오로지 차입금만 갚아야 한다"며 "최 회장의 지위 보전을 위해 회사의 현재와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자회사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상 투자액을 제외하고
고려아연 자체의 부채비율을 추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의 주장대로 부채비율 산정 시 이들의 손에
고려아연이 운영될 경우 2030년 부채비율은 무려 1200%에 육박할 수 있다"며 MBK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MBK의 2차 자사주 매입 금지 가처분 신청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불확실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MBK는 공개매수에서 단 1주만 청약을 받아도 현재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가져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주주총회 표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은 의결권이 없다는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고려아연 측은 "백기사를 포함해 현재도 지분율이 36%대로 높고, 베인캐피탈까지 합하면 40%에 육박한다"고 반박했다.
[오대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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