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서울 명동 본사 사옥 '대신343'을 리츠(부동산위탁관리회사)로 만들어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러 차례 매각이 불발됐지만 대신343이 알짜 오피스 자산으로 불리는 만큼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본사 사옥인 대신343을 리츠로 만들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등록 요건 충족을 위해 사옥 매각에 나섰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와 관련 협의를 진행했으나 가격 눈높이 차이, 협상 기간 장기화 등을 이유로 매각이 불발됐다.


이 건물이 서울 업무 핵심 권역인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만큼 IB 업계에선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시장에서 보는 대신343의 평가가치는 3.3㎡당 4000만원 이상으로 연면적(5만3369㎡) 환산 시 6500억~7000억원이다.

이 때문에 국내 부동산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바라는 외국계 투자사들도 대신343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다른 원매자들과 매각 관련 협의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리츠로 편입해 운용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343은 중구 삼일대로 343에 위치하며, 과거 대신파이낸스센터로도 불렸다.

대신343은 지하 7층~지상 26층으로 이뤄졌고 현재 대신증권, 대신F&I, 대신자산운용 등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와 티맵모빌리티 등이 입주해 있다.

지하에는 리테일 시설이 갖춰져 있다.


대신증권은 2014년 1400억원에 용지를 매입하고 공사비 약 1000억원을 투입해 대신343을 세웠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그룹사 차원에서 3년 전부터 리츠 사업을 추진하기로 계획했다.

대신343을 리츠로 만들어 편입하면 대신증권의 부동산 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이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자산신탁은 부동산 전문 금융사로 국내외 우량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대신자산신탁은 지난해 진행된 용산 더 프라임 타워, 강남 골든타워 오피스 입찰전에 참여하는 등 국내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 5월엔 일본 도쿄 핵심 지역의 주거용 부동산 10곳에 투자하는 비상장 공모리츠 '대신재팬레지던스리츠제1호' 공모를 마무리 지었다.


290억원을 모집하는 데 약 368억원의 공모자금이 몰렸고, 대신파이낸셜그룹도 보통주 투자자로 참여했다.


아직 국내 공모리츠가 없는 만큼 대신343을 리츠로 만들어 운용하면 대신증권은 부동산 리츠 포트폴리오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그간 실적이 개선된 대신증권은 당초 목표했던 종투사 진입 요건을 이미 갖췄지만 대신343 매각을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사가 자기자본 3조원을 넘으면 종투사 신청이 가능한데 대신증권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약 3조1122억원이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추진할 수 있다.


사옥을 매각하면 초대형 IB를 신청할 수 있어 제값을 받고 사옥을 팔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초대형 IB가 되면 어음 발행이나 종합투자계좌 영업 등이 가능해 증권사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초대형 IB 진출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원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초대형 IB는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곳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사옥 매각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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