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의 가격이 3년 만에 50% 넘게 내려가, 거봉보다 저렴해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오늘(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샤인머스캣 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 경락 가격)은 2㎏에 1만1천404원으로 같은 무게의 거봉(1만5천993원)보다 4천600원가량(29%) 저렴했습니다.
샤인머스캣 월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7월과 8월만 해도 거봉보다 몇백원씩 더 비쌌으나 지난달에 품질 저하로 가격 하락 폭이 커지면서 거봉보다 훨씬 싸졌습니다.
샤인머스캣은 이제 ㎏당 가격이 캠벨얼리와 비슷해졌다. 지난달 캠벨얼리 평균 가격은 3㎏당 1만6천571원입니다.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지난 2021년 9월만 해도 2만4천639원에 이르렀으나 3년 연속 하락하면서 54% 낮아졌습니다.
지난달 도매가격은 지난해 9월(1만5천120원)보다는 25% 내려간 수준입니다.
샤인머스캣 가격이 곤두박질친 것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작물로 알려지면서 많은 농가가 앞다퉈 재배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포도 품종별 재배면적에서 샤인머스캣의 비중은 2017년 4%에서 2020년 22%, 2022년 41%로 치솟으며 캠벨얼리를 추월했습니다.
지난해 포도 재배면적에서 샤인머스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캠벨얼리(29%), 거봉류(1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샤인머스캣의 공급량 증가와 맞물려 제대로 된 생육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품질은 전반적으로 낮아졌습니다.
대형마트는 당도 15브릭스 이상 상품을 취급하지만, 전통시장에서는 15브릭스 넘는 상품 외에 13브릭스 정도의 상품도 팔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추석 등 대목을 맞추려고 잘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밭떼기(포전매매)로 조기 수확해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는 "샤인머스캣은 청포도로 잘못 알려졌지만, 청포도가 아니라 녹황색 포도다. 익을수록 노란색이 짙고 당도가 높으며 껍질도 얇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맛있는 샤인머스캣을 고르려면 녹색이 70%, 황색이 30% 정도로 익었는지, 알이 단단한지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표는 또 "고품질 샤인머스캣이 나오려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정호 기자 / lee.jeongho@mktv.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