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군에 맞서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자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63% 오른 7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장 초반 한때 전 거래일 대비 3.5% 하락한 66만4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로 전환해 지난달 30일 깨졌던 70만원 선을 회복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자사주 320만9009주를 주당 83만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기한은 4일부터 23일까지다.
취득 예정 주식은 발행 주식 총수의 약 15.5%다.
총 취득 규모는 2조6634억원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취득 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와 함께 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날 오후 2시 9분부터 2시 39분까지 30분간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에 따르면 발행 주식 총수의 10% 이상 주식을 소각하면 공시 시점부터 30분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이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공개매수에 돌입한
영풍정밀도 전일 대비 0.59% 오른 2만5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공개매수가(3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을 비롯해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부터 21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만원으로 MBK파트너스가 내세운 2만5000원보다 5000원 높였다.
이를 통해
영풍정밀 지분 최대 25%(393만7500주)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가가 이전과 달리 새로운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서지 못한 배경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꼽고 있다.
MBK와 영풍은 이날 다시
고려아연에 대해 자사주 매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공격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자사주의 경우 취득 후 6개월이 지나야 처분이 가능해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이전 시세(주당 55만원대)로 회귀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시 취득한 주식가치는 최소 4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법상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금액 한도가 5조원이 아니라 실제로는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허위사실 유포로 시세조종 행위"라며 반박했다.
영풍정밀의 경우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 매입 수량이 적다는 점이 주가 급등을 억제하는 요소로 꼽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의 매입 규모가 MBK 측의 절반이 좀 넘는 수준"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더 많은 수량을 팔 수 있는 MBK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고려아연 사이에서 손익을 따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대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