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털파트너스 크레디트부문 대표(오른쪽)와 제이 박 프리즘캐피털 창업자 겸 대표(왼쪽)가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LG-포스코경영관에서 뉴욕한인금융인협회(KFS) 주재로 열린 '한국 대학생 콘퍼런스 2024'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5년 사이에 한국 대학을 졸업하고 월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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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뉴욕한인금융인협회(Korea Finance Society·KFS·대표 마크 김)가 고려대에서 개최한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 '한국 대학생 콘퍼런스 2024'에서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은행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꺼낸 화두다.

월가 진출을 꿈꾸는 200여 명의 한국 대학생들은 거물 한인 금융인들을 향해 진로 고민부터 비자 문제를 비롯한 각종 질문을 줄줄이 쏟아냈다.


한국 대학생 콘퍼런스 2024는 데니스 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와 KFS 공동의장인 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털파트너스 크레디트부문 대표가 추진한 행사다.

미국 현지 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해온 KFS가 이번에 먼 한국에서 글로벌 금융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 나선 셈이다.


'국가대표급 금융인'으로 여겨지는 주 COO가 이날 대학생들에게 강조한 월가 진출의 열쇠는 비즈니스스쿨 진학이다.

주 COO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월가가 미국의 비즈니스스쿨을 거친 한국 학생을 채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이제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하다가도 경영대학원을 통해 뉴욕의 투자은행이나 사모펀드에 취업하는 게 자연스러운 루트"라고 말했다.


주 COO는 학생들이 입을 모아 질문한 비자 문제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해결책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비자는 큰 고민거리지만 실제로 미국에 가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금융인이 되기로 결정했다면 현지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온다"고 격려했다.


뉴욕 소재 벤처캐피털(VC)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이 박은 "경영대학원을 다니는 몇 년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다면 비자 문제를 해결해줄 조력자를 찾을 수 있다"며 "비자가 없다는 사실에 열등감을 갖기보다는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허 대표는 월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미국 문화에 맞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월가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조지프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대표 사례처럼 한국계도 글로벌 금융계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기에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이자 아시아인으로서 글로벌 금융계에 자리 잡기 위한 마음가짐을 충고한 인사도 있었다.


글로벌 사모펀드사인 서밋파트너스의 윤 리 IR부문 대표는 "스스로 소수자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이방인이 되길 즐기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믿는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감성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에 숫자에 능숙한 금융 업계에서 협상을 이끌어가는 등 더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창립된 KFS는 전날 개최한 '2024 KFS 코리아포럼' 행사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여하기도 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한국계 금융인 단체로 성장했다.

KFS는 지난해 2500여 명이던 회원이 최근 4000여 명까지 늘어나면서 네트워킹과 멘토링 프로그램부터 한국 금융권과의 교류 행사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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