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코리아 밸류업 못믿나”...6거래일째 매도폭탄, 2600도 붕괴

코리아 밸류업 지수 출범 첫날 코스피 뚝
외국인 투자자는 6거래일 연속 순매도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대부분 뒷걸음
“기대감 선반영에 추가적 부양 효과 제한적”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의 야심 찬 ‘코리아 밸류업 지수’(Korea Value-up Index)가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모습이다.

되려 2600선까지 깨지면서 1%가 넘게 하락하면서다.

국내 증시의 반등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25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35.36포인트(1.34%) 하락한 2596.32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직전까지 내리막길을 걷던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다시 2500선으로 무너진 것이다.


특히 지난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도 크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날 공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정보기술(24개), 산업재(20개), 헬스케어(12개), 자유소비재(11개), 금융·부동산(10개), 소재(9개), 필수소비재(8개), 커뮤니케이션서비스(5개), 에너지(1개) 기업이 100개 종목이 포함됐다.


이 중 거래정지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제외한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셀트리온, 기아,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삼성화재, 하나금융지주, 고려아연 등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000원(1.58%) 내린 6만2200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1.10%), 현대차(-0.59%), 셀트리온(-2.68%), 기아(-0.96%), 신한지주(-5.14%), 메리츠금융지주(-0.53%), 삼성화재(-4.70%), 하나금융지주(-3.19%), 고려아연(0.72%) 등도 저조한 수익률로 마감했다.


사실상 ‘코리아 밸류업 지수’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대부분의 종목이 뒷걸음질을 친 것이다.


전날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공개를 앞두고도 오전에만 현물 25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증권가의 우려가 증식되기도 했다.

이날 또한 외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713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3773억원)에 이어 무려 6거래일 연속 팔자세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마켓스퀘어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및 선정 기준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기대감이 높았던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선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형주에 의한 증시 부양 효과가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형성됐던 지난 2월부터 지속적으로 반영되면서 추가적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형주 중 발굴되지 못했던 종목이 밸류업 지수에 추가됐을 경우 주가 상승이 예상되나 시가총액 규모를 고려했을 때 증시 전체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도 “결과적으로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 200 대비 저조한 배당수익률, 배당 성향은 소폭 코스피 200을 상회하며 주요 주주환원 지표가 아쉬운 수준이다”며 “특히 개별 기업들로 보았을 때 주주 환원·수익성과 거리가 먼 종목들 역시 다수 포진했다”고 지적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이제 막 첫발을 딛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을 통한 주가 상승에서 더 나아가 민간 발 구조조정, 유휴자산 효율화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는 장기 정책 프로그램 초입 이벤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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