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해양 탈탄소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핵심인 '무탄소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재 선박 탈탄소 에너지원 가운데 가장 각광받는 암모니아를 100% 연료로 활용하는 선박을 건조하고 실증까지 완료해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한화오션의 구상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0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휴스턴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박람회 '가스텍 2024'에서는 선주와 선급을 대상으로 'LNG 운반선 유저 포럼'이 열렸다.

한화오션이 연 포럼에서는 한화오션의 무탄소 추진 LNG 운반선 '오션1(Ocean 1)'이 최초로 공개됐다.




오션1은 올해 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직접 제안한 '해양 탈탄소 솔루션' 비전의 핵심이다.

암모니아 가스터빈 기반의 전기 추진 방식을 채택한 오션1은 화석연료 없이 완전한 무탄소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화파워시스템이 개발해 탑재할 예정인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착화를 위한 파일럿 오일이 필요하지 않다.

내년에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암모니아 추진 엔진의 경우 안정적인 연료 연소를 위해 약 5~15%의 파일럿 오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션1은 '완전 무탄소'를 실현할 수 있는 셈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데다 운송과 보관이 쉬워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을 장악할 연료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선박 연료 사용량의 8%를 암모니아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엔 29%, 2050년엔 46%까지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오션1에 탑재될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선박 연료로 널리 사용되는 LNG와 혼소(LNG와 암모니아를 혼합해 전기 생산)가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오션1에 향후 연료전지와 배터리 기술 탑재가 가능하도록 유연한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화오션은 무탄소 추진 가스 운반선을 실제 운항하기 위해 자회사에 해운사 '한화쉬핑'을 설립했다.

해당 선박의 건조에 그치지 않고 '실증'까지 마치겠다는 김 부회장의 뜻이 반영됐다.

암모니아를 활용한 선박의 안정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만큼 글로벌 선주들이 선뜻 발주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움직임이다.

건조한 선박을 자체 해운사를 통해 실제 운항하면서 안정성을 검증해 암모니아 추진선을 고려 중인 선주들의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암모니아는 독성과 부식성을 지녀 선박 안정성을 둘러싼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해운업계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선도자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자체 해운사로 적극적인 실증을 통해 고객들에게 '믿을 만한' 친환경 선박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포럼에서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를 위한 컨트롤 시스템과 운항 시스템, 스마트십 솔루션 등을 공개했다.

또한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엔진은 엔진 이상을 감지하고 부품 교체 주기를 알려주는 엔진 모니터링 시스템을 소개했다.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