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간) 아이폰16 시리즈를 비롯한 신제품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격을 동결해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공지능(AI) 스마트폰에서 소비자·투자자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활용 시점이 미뤄지면서 업그레이드 수요가 한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가에서도 최근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상향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10일 애플 주가는 220.11달러로 지난 7월 16일 기록했던 234.82달러에서 6% 떨어졌다.

빅테크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애플 주가 역시 7월 하순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애플은 카메라 스펙 업그레이드나 A18 칩 탑재와 같은 하드웨어 개선에도 아이폰16 시리즈 가격은 아이폰15 시리즈와 똑같이 유지했다.

일반 799달러, 플러스 899달러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를 감안해 가격을 동결한 것이다.


월가는 가격 동결 결정이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아이폰 판매량을 2억4100만대, 2026년은 2억5700만대로 전망하며 기존보다 예측치를 올렸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출시 시점이 아닌 10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영어를 제외한 언어는 시차를 두고 내년쯤 지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 인텔리전스가 신제품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때까지는 시일이 더 걸린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6에서 AI 기능이 충분히 강조되지 않아 업그레이드 수요가 지연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아직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며 10월부터 소비자가 본격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은 다소 실망스러웠고 AI 기능이 더 확대되기까지는 마케팅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번스타인은 애플 목표주가 240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새믹 채터지 JP모건 애널리스트도 "하드웨어보다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강력한 AI 기능이 신제품 공개 이벤트에서 주안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면서 "소비자가 AI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JP모건도 목표주가 265달러와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그대로 유지했다.


아이폰16에서 애플의 AI 완성도가 여전히 초기 단계임이 확인됐지만 2025년 출시될 아이폰17에서 본격적인 AI 스마트폰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는 AI가 주가 상승 촉매제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씨티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조하면서 사용자를 유인할 것으로 봤다.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는 과거에도 30~60일 사이에 주가 상승 패턴이 나타났다는 점 또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과거 아이폰 공개 행사에서 주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곧 회복된 바 있다.

웜시 모핸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3분기 실적 발표일에 나올 판매 초기 성적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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