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연일 내림세를 면치 못하면서 국내외 반도체주 투심이 악화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올해 6월 전고점 대비 24% 떨어지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6만전자'로 추락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반도체 인버스'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둔화)을 가리키는 데이터가 없다면서 '비중 확대' 의견도 나왔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가 이틀 새 11%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제조업 관련 경제지표가 실망감을 안긴 데 이어 고용 시장에서도 부진한 양상이 나타난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 법무부가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인 가운데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악재가 더해졌다.


앞서 지난 3일에는 10% 가까이 폭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789억달러(약 374조원) 증발했고, 역대 일일 최대 시총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는 5일 오전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부터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압력이 커졌고, 결국 전 거래일 대비 1.43% 하락하며 6만9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작년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7월 고점(8만7800원)에 비해서는 21% 하락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3% 가까이 반등했지만 '15만닉스'를 넘어서지 못했고, 한미반도체는 10만원 선이 무너지면서 9만9800원에 마감했다.

실제로 'KRX 반도체' 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서만 29% 넘게 하락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반도체주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이르면 10월 중에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주가가 내려가면 수익이 나는 ETF를 내놓는다.


KB자산운용은 앞서 지난해 9월 2차전지 종목 하락에 투자하는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를 상장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빅테크들의 AI 투자가 둔화하면서 AI 투심이 악화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하락이 시작되면 반도체 주가도 하락기에 접어들고 반도체 업황은 6개월 후 둔화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등 반도체 종목을 당분간 관망하라는 관측이다.


반면 반도체주 '매도'가 아닌 '보유'와 '비중 확대'로 대응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도체 업종 피크아웃을 가리키는 데이터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현시점 투자 의견은 '매도'보다는 '보유' 및 '비중 확대'가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칩 메이커와 국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사 모두에 해당한다"고 운을 뗐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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