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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 추가 입주자 모집에 인파가 몰렸다. 독자 제공 |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삼각지역 역세권 청년주택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 건물에는 18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청년주택에 공실이 발생하자 추가 입주자 모집에 지원하기 위해 찾아온 때아닌 인파다.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 운영관리업체는 오프라인 추첨으로 추가 입주자를 모집했다.
관리업체는 지난 1~5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관심 고객으로 우선 등록을 한 사람들만 추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런데도 7일 오전 7시부터 참여자들이 몰렸고 추첨을 마감하는 낮 12시에는 사무실이 있는 3층부터 건물 내 공원을 지나 1층 로비까지 길게 줄이 이어졌다.
셰어하우스형 3명, 신혼주택형 1명 등 총 4명의 입주자 모집에 이토록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연차를 내고 찾아온 A씨는 "직장인은 연차를 안 내면 입주 지원도 불가능한데 무더위 속에서 몇 시간 기다려 추첨하는 게 겨우 4명이라면 사실상 희망고문이 아니겠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운영관리업체에서 입주자 모집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것은 신청자들 민원 때문이었다.
그동안 적은 모집 인원에 비해 지원자가 많아 자체 홈페이지에서 추첨할 경우 "내정자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민원이 다수 발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등을 이용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 추가로 든다.
이에 관리업체는 오프라인 현장 추첨 방식을 선택했다.
운영관리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큰 규모의 추첨 이벤트를 진행하면 운영·안전 관리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일 부산도시공사는 행복주택 잔여 가구 추가 입주자 모집을 선착순으로 진행해 1000여 명의 시민을 장시간 대기하게 했다.
이날 불볕더위 속에 장시간 대기하던 시민 1명이 쓰러져 119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추가 모집자를 오프라인 추첨을 통해 선별한 것은 서울시 청년안심주택의 운영 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층 주거 공급을 위한 핵심 정책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행사로 위탁 운영하는 주체로 참여하고 있지만 공공임대 주택의 관리만 담당하고 있다.
같은 건물 안에서도 민간임대 호실과 공공임대 호실의 관리 책임이 다른 것이다.
SH공사에서는 청년주택 운영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건물 민간임대 호실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관리는 SH공사가 아닌 서울시 지정 한 운영관리업체가 담당한다.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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