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세 차례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에 실패한 MG손해보험에 대해 향후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MG손보의 재무 상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금융회사나 사모펀드(PEF)에서 인수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경쟁입찰 방식만을 고수하면 답보 상태가 장기간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예보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달 31일 MG손보 매각에 관한 입찰을 재공고했다.

지난달 19일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국내 PEF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PEF JC플라워가 모두 본입찰에 응하지 않아 3차 매각 절차가 종료된 지 12일 만에 새로운 인수자 찾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에선 예보가 '입찰 공고'가 아닌 '입찰 재공고'를 선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예보는 세 번째 매각 추진 과정에서 우량 자산 및 부채를 선별적으로 넘기는 자산부채이전 방식을 제시하며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고 공적자금을 투입할 의사까지 내비쳤음에도 결국 본입찰 절차까지 가보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예보 안팎에선 경쟁입찰로 더 이상 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전략 변경을 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법 시행령 제27조에 따르면 입찰을 재공고했음에도 입찰 자격을 갖춘 자가 1인이거나 입찰자가 없는 경우엔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3차 매각이 불발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새롭게 경쟁입찰에 참여할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예보는 수의계약을 통해 MG손보를 매각하기로 사실상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MG손보에 관심을 보이는 곳뿐만 아니라 MG손보를 인수할 만한 여건·자격이 되는 금융사를 직접 물색해 협상해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선 향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돼도 결국 매각 성패는 MG손보의 낮은 지급여력비율(K-ICS) 문제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되는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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