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달러 팔고 엔화 사자”...두달만에 1360원대, 엔화는 920원 눈앞

원화, 달러 약세·엔화 강세 연동해
일시적 1340~1350원대 가능성
추세적 반등으로 보기 어려워
100엔당 원화값 장중 919원 기록
하반기 940~960원 내려갈 전망

1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 각국의 화폐환율에 게시되어있다.

[김호영 기자]

일본이 금리를 올린 데 이어 미국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값이 모처럼 10원 가량 급등하며 두 달만에 1360원대에 진입했다.

100엔당 원화값은 장중 한때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인 920원에 바짝 다가섰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원화값은 전장(오후3시30분 기준) 대비 10.3원 오른 1366.2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7일(1365.3원) 이후 두 달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달러대비 원화값은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1361.80원까지 치솟았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낸 건 미국이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전날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여파가 지속되면서 엔화 강세·달러 약세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한 FOMC 결과가 나오자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화값이 상승 압력을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요 6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02로 103을 목전에 뒀다.

달러대비 엔화는 도쿄외환시장에서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48엔대에 거래됐다.


다만 원화의 반등이 추세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기엔 섣부르다는 분석이 많다.

권 연구원은 “일본과 미국의 통화정책회의를 거치며 나타난 엔화 강세·달러 약세에 연동된 흐름으로 봐야한다”며 “향후 유럽 금리 인하 가능성을 비롯해 미국 대선,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원화 약세 가능성을 열어둬야한다”고 진단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9월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는 분위기를 타고 8~9월에 달러당 원화값이 일시적으로 1340~1350원대에 올라설 수 있지만 되돌림(원화 약세)이 나타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암살로 촉발된 중동 긴장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향후 원화 약세 재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엔화 대비 원화값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100엔당 원화값은 전장(오후 3시30분) 보다 9.83원 내린 910.71원에 거래됐다.

엔화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장중 100엔당 원화값은 하나은행 고시 기준 작년 8월23일(920.41원) 이후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인 919.72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 대비 엔화가 원화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하반기 100엔당 원화값이 940원~96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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