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미국 반도체 관련주가 하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반도체주를 팔고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7월 24~30일)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 상위 1~4위를 모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했다.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로 순매수액은 4억882만달러(약 5637억원)다.

이 상품은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 30개를 담은 'ICE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최근 한 달간 33%가량 급락했다.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는 순매수액 9721만달러(약 1340억원)로 2위에 올랐다.

TQQQ는 일간 나스닥100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대표적인 레버리지 상품으로, 이 역시 최근 한 달간 16% 하락했다.


3위에는 그래닛셰어스 2X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가, 4위에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스(TSLL)가 자리했다.

NVDL과 TSLL은 각각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해외 주식 투자자의 이 같은 행동은 최근 반도체주가 하락을 거듭하자 단기 차익을 노리고 레버리지 ETF를 저점 매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순매도액 상위에는 나스닥 유력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이 올라 대비를 보였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는 애플을 9654만달러(약 1331억원)어치 순매도해 1위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6830만달러(약 942억원)로 뒤를 이었다.

최근 잇단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5085만달러(약 701억원)로 3위를 차지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 부진하면서 상반기 내내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반도체 ETF도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주식형 ETF 하락률 1위는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으로 18.1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리노공업을 비롯한 국내 AI 반도체 기업을 담고 있다.


[김대은 기자 / 최근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