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취소 통보를 받고 재심사 절차를 받고 있는 이노그리드의 경영진이 분쟁 당사자 박모 씨로부터 고소당했다.

이에 이노그리드 경영진 측은 박모 씨를 맞고소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5월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와 전·현직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


박 씨는 본인의 개인 회사인 S&R코퍼레이션을 통해 소유하고 있던 이노그리드 지분이 희석된 것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노그리드는 지난 2019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S&R코퍼레이션을 1대 주주에서 3대 주주로 격하시키고, 김 대표 지분율을 3.18%에서 23.76%로 증가시켜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 과정에서 박 씨와 S&R코퍼레이션 대표인 장모 씨는 각각 캐나다·필리핀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주총회 개최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박 씨는 유상증자 이후 장 씨가 본인의 서명을 위조했고, 위조된 서명을 토대로 박 씨의 누나가 이노그리드 임원 등으로부터 45억원을 받고 S&R코퍼레이션 주식을 34억원에 매수해 이노그리드 임원 등에게 전달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노그리드 측은 박 씨의 이와 같은 행동이 금전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 보고 업무방해·협박 등으로 박 씨를 고소한 상태다.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2019년에 이뤄진 무상감자·유상증자는) 본인의 승낙 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5년 뒤에서야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금전적인 목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노그리드는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이노그리드의 상장 예비심사 효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상장이 취소됐다.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에 심사 효력을 불인정한 것은 코스닥 시장 개장 이래 최초의 사례다.


거래소는 이노그리드가 전 대주주와 현 대주주 간 법적 분쟁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인지하고도 밝히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노그리드는 해당 사안이 경영권 분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무법인 검토 결과 분쟁 가능성이 작고 회사에 미치는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이노그리드는 재심사를 신청했고, 한국거래소는 내달 중으로 시장위원회를 열고 이노그리드의 상장 여부를 다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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