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100엔당 원화값이 6개월 만에 910원을 돌파했다.

통화정책에서 미국은 금리 인하 기조, 일본은 금리 인상 기조로 엇갈려 양국 간 금리차가 좁혀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엔화 강세 흐름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원화값은 오후 3시 30분 기준 906.41원을 기록해 전장 대비 11.30원 떨어졌다.

100엔당 원화값은 엔화 강세폭이 커지면서 이날 장중 한때 911.23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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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엔저 효과로 100엔당 850원대를 기록했던 원화값이 910원대에 진입한 것은 1월 9일(912.14원)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같은 시간 달러당 원화값은 전장 대비 1.6원 내린 1385.4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100엔당 원화값 하락세가 두드러진 건 엔화값이 달러 대비 큰 폭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오후 3시 기준 152.78엔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155엔대였던 엔화값은 전날 밤 뉴욕 외환시장에서부터 줄곧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엔화값은 달러당 161엔대였는데 불과 3주 만에 10엔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30~31일 개최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양국 간 금리차가 줄어들면 엔화 강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원화값은 9거래일째 달러당 1380원대에 머물며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엔화 약세를 문제시하는 발언을 하는 등 엔화 가치가 반등하는 배경이 명확하다 보니 원화의 엔화 동조화 흐름이 평상시보다 약하다"고 분석했다.

내수 경기 악화 등 한국 경제 기초체력이 약한 것도 최근 달러 약세 분위기에서 원화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원화값이 엔화 가치 대비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화 가치 상승은 환차익을 노리고 엔화를 구입한 투자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과거처럼 다시 '100엔=1000원'이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100엔당 원화값이 900원대 중반을 돌파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금 성격에 맞춰 보유 중인 엔화를 분할 매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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