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장사 괜히 했나봐”…자영업 60대, 월급쟁이보다 빚 2배 더 많다

60대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38만1000명
빚 186조7000억원…1인당 4억9000만원
사업체당 부채, 전년 대비 1100만원 증가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직장을 다니던 A씨는 40대 후반에 돌연 식당 창업을 하면서 제법 큰돈을 벌었다.

그러나 창업에 대한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경기 부진으로 매출이 떨어지면서 월세, 직원 월급 등 가게 운영 고정비를 감당하기가 벅차졌다.

결국 창업으로 진 빚에 더해 고정비 지출을 해결하기 위해 받은 빚까지 불어나면서 소득 절벽을 마주하는 60대에 다중채무자 신세가 됐다.

A씨는 “창업을 괜히 했나”하는 후회가 종종 밀려온다.


은퇴를 마주하는 60대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이 진 다중채무가 186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봉급쟁이로 부르는 직장인으로 은퇴를 맞을 때보다 빚이 2배 이상 많아 창업 실패로 인한 고통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나이스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최신 통계 따르면 60대 다중채무자는 올해 3월말 기준 38만1000명으로 이들이 진 빚은 18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보유한 차주를 의미한다.

60대 개인사업자의 다중채무 규모는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최근 2년새 최대 규모다.

1년 전의 172조3000억원 대비 14조4000억원, 팬데믹 충격이 있었던 2년 전 시점의 154조5000억원보다는 32조2000억원 각각 더 늘었다.


같은 은퇴 시점의 60대 봉급생활자들의 사정은 다르다.

다중채무를 보유한 차주는 개인사업자보다 더 많지만 다중채무 규모 자체는 절반을 크게 밑돌았다.

개인사업자처럼 초기 창업 비용 소요가 없고 퇴직금, 보너스 등이 쌓이는 특성으로 풀이된다.


다중채무를 보유한 봉급생활자들은 올 3월말 63만6000명으로 이들이 진 빚은 83조원으로 파악됐다.

다중채무를 보유한 개인사업자(186조7000억원)와 비교하면 대출 규모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단순 계산으로 대중채무를 가지고 있는 개인사업자와 봉급생활자의 1인당 채무를 비교하면 각각 약 4억9000만원, 1억3000만원으로 개인사업자가 4배 가까이 더 많은 빚을 감당하고 있다.


개인사업자의 빚이 직장을 다니는 봉급생활자를 크게 웃도는 것은 경기 부진과 창업과 실패를 반복하는 요인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신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사업체는 412만5000개로 파악됐으며, 창업비용은 사업체당 약 8500만원이 소요됐다.

부채는 사업체당 1억8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00만원 증가했다.

대표자 연령은 50대 비중이 30.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0대 27.9%, 60대 이상 19.7% 등의 순이었다.

창업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경영하고 싶어서’가 64.1%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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