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기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
1분기 성장 기저효과에 내수부진 겹쳐
민간소비 0.2% 하락...설비투자도 2.1% 급감

수출 경기 개선에도 민간 소비, 기업 투자 둔화에 내수 부진 골이 깊어지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5일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가 -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팬데믹 충격에 2022년 4분기 -0.5%를 기록한 후 6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당초 시장 전망치(-0.1%~0.2%)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치다.


2분기 성장률 추락 배경으로는 1분기 GDP가 당초 시장 전망치(0.6%)를 크게 웃돈 1.3%로 급등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꼽힌다.

하지만 소비 충격이 예상보다 심해진 상황에 생산, 투자마저 고꾸라지면서 성장률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특히 정부와 한국은행은 1분기 ‘깜짝 성장’이라는 낙관론에 취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리는데 급급했을 뿐 곪아가는 내수부진에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금리 국면이 길어지면서 건설업 경기와 소비 둔화가 심해지는데 여전히 피벗(통화정책 전환) ‘깜빡이’만 켠 한은이 금리인하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부문별 성장 상황을 살펴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위주로 0.9% 늘었지만 민간소비는 승용차·의류를 비롯한 재화 소비 부진으로 0.2% 감소했다.

내수 쇼크는 예상보다 골이 깊다.

매일경제가 경기 흐름을 빠르게 반영하는 신용카드 이용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미 올해 1분기 카드 이용건수는 44억8065만건, 이용금액은 254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4.1%, 2.7%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위주로 2.1% 감소했다.

1분기에 3.3%나 늘어 성장을 주도했던 건설투자는 1.1% 뒷걸음쳤다.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면서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순수출 기여도(-0.1%포인트)도 크게 떨어졌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수출 실적이 좋아졌다며 경제 전망치를 올려잡았지만, 수출 온기가 내수로 쉽게 옮겨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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