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막심해도 떨어질때 나오자”...‘곱버스’ 개미 눈물의 대탈출

2주만에 3500억 팔아치워
개인투자자 86%가 손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전장보다 15.58포인트(0.56%) 내린 2,758.71로,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3포인트(0.26%) 오른 814.25에 장을 마쳤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대선판이 요동치며 코스피가 2760선 밑으로 하락한 가운데 ‘곱버스’에 투자했던 개미들의 수천억원대 매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지수하락으로 곱버스 상품의 수익률이 반등했지만 손실투자자 비율은 9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하락세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35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코스피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상품으로 소위 ‘곱버스’라고 불린다.

같은 기간 개미들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곱버스 상품인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를 8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이때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와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는 각각 10.31%와 10.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미들의 대탈출 벌어졌으나 상반기 이후 곱버스 상품의 손실투자자 비율은 10%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매일경제신문이 의뢰해 NH투자증권이 자사 개인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 상품의 손실투자자 비중은 85.9%였다.


지난 상반기 말인 6월 28일의 손실투자자 비중이 99.1%에 이르렀기에 최근 13.2%포인트 내려갔어도 소위 ‘물린 투자자’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 또한 손실투자자 비중이 99%에서 91.5%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달 곱버스 상품이 크게 반등했으나 투자자의 평균수익률은 오히려 악화했다.

손실이 작았던 투자자 중심으로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큰 손실의 ‘존버(버티기)’ 투자자만 남아있는 모습이다.

상반기 말 기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 투자자의 평균수익률은 -33.1%였으나 22일 들어서는 34.68%로 악화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 역시 -41.78%에서 -42.09%로 평균수익률이 확대다.


곱버스 상품은 지수가 오르면 손실이 발생하고, 횡보해도 음의 복리 효과로 손실이 누적되는 특성 탓에 올해 손실을 안은 투자자가 대거 생긴 상황이다.

또한 변동성이 큰 곱버스 상품에는 단기성 자금이 주로 유입되다 보니 수익이 난 투자자는 익절하고 손실투자자만 남아 손실투자자 비율을 높이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곱버스 상품은 지수가 횡보만 하더라도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 직후 지수가 하락해야 이익이 난다”며 “코스피가 상반기에 횡보와 상승을 반복했기에 투자자들이 손실을 안고 의도치 않게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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