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자산,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
4조원대 재정 소요되는 것 아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하는데 4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란 추산을 내놨다.


이 주택은 LH 자산으로 잡혀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4조원대 재정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2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원회에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정부·여당안과 야당안 시행 시 각각 재정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추산한 내용을 공개했다.


법안 심사 시 정확한 재정 추계가 필요하다는 국토위원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LH가 경매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입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매 차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내용이 담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폐기된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을 재 당론 발의했다.

공공이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여 보증금 일부를 먼저 돌려준 뒤 주택 매각 등을 통해 추후 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정부·여당 추진 때 LH 주택 매입 비용이 4조2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3만6000명을 가정한 수치로, 현재 피해자 규모는 1만9621명이다.


정부·여당안에 따르면 LH가 경매 차익을 임대보증금으로 전환해 피해자는 해당 주택에 임대료 없이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피해자는 경매가 끝난 뒤 바로 퇴거하며, 경매 차익을 받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임대료 지원에 쓸 경매 차익이 부족하다면 이는 재정으로 지원한다.

임대료 지원에는 10년간 10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선 구제 후 구상’을 위한 보증금 반환채권 매입에 2조4000억원이 들며, 회수율은 50%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채권 평가 등을 위한 비용이 추가로 1000억원 정도 들어 재정은 총 1조3000억원이 든다는 추계다.


LH가 피해주택 매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이보다 2조원 많다.

다만, 매입 주택은 공기업인 LH의 임대주택 자산(매입임대주택)이 돼 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지난 18일 오후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상정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를 13만가구로 대폭 확대한 상황에서 전세사기 피해주택까지 대거 매입하려면 매입임대주택 기금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재정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LH의 돈을 쓰고 장부상 자산으로 잡느냐, 청약저축 납입액 등으로 조성한 주택도시기금에서 피해자 채권 매입액을 직접 꺼내 쓰느냐의 문제인 셈인데, 피해자 입장에서 최선의 구제책을 찾는 것이 여야의 숙제인 셈이다.


특별법 정부·여당안에는 기존에 매입 불가 대상으로 정했던 불법 건축물과 신탁 전세사기 피해 주택까지 LH 매입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 역시 담겼다.


근린생활시설 상가 부분을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해 임대한 ‘근생빌라’도 사들여 용도 변경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용도 변경을 하더라도 LH가 추가 주차공간 설치 의무를 지지 않도록 했다.


1~2층이 근린생활시설이면 전체가 주거용인 건물보다 주차 공간을 적게 마련해도 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일단 근린생활시설로 만든 뒤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일조나 사선 제한으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베란다나 옥상을 불법 증축하거나 필로티 주차장 또는 1층 외부 공간을 확장해 주택을 만들어 임대하는 경우도 있다.

내부에 벽을 세우는 일명 ‘방 쪼개기’로 임대 세대수를 늘리기도 한다.


이런 불법 건축물에 사는 전세사기 피해자는 보증금 회수를 위해 ‘셀프 낙찰’을 받더라도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데다 새 세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전세사기 피해지원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국토부는 불법 건축물 일부 건물은 통으로 매입한 뒤 허물고 새로 짓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