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김상철 한컴 회장 구속영장…"코인으로 비자금 96억 조성 혐의"


▲CEO 오늘

검찰이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는 김상철(71) 한글과컴퓨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하준호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김 회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김 회장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8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8호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 회장은 '아로와나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 전반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입니다.

한컴그룹 측 자금으로 인수된 가상화폐 운용사 아로와나테크는 아로와나토큰 총 5억개를 발행하면서 이를 디지털 6대 금융사업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이라고 홍보했습니다.

현재는 상장 폐지된 상태인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 20일 첫 상장한 지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천75배(10만7천500%)인 5만3천800원까지 치솟아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을 이용해 100억원 가까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말 김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습니다.

검찰은 배임 혐의 여부 및 사건 기록 검토와 함께 이 사건 공범으로 먼저 기소된 김 회장의 아들(차남)이자 한컴위드 사내 이사인 김모(35)씨 등의 1심 판결 선고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차남 김씨는 지난 11일 징역 3년을, 가상화폐 운용사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48) 씨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 두 사람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1천457만1천여개 매도를 의뢰해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 3천만 원 상당의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개의 운용과 매도를 의뢰한 후 운용수익금 15억 7천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은 혐의도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조성한 비자금은 96억 원에 달하는데, 이 사건에 김 회장이 깊이 관여했다는 게 수사 당국의 판단입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한글과컴퓨터그룹 설립과 성장

김상철 회장은 2010년 보안업체인 소프트포럼 회장 시절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한글과컴퓨터가 보유하고 있는 독자 소프트웨어 기술에 소프트포럼이 보유한 보안 시스템을 융합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글과컴퓨터 인수 당시 주가가 4360원이었지만 인수가격은 주당 1만367원이었습니다.

과감하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130%나 붙여 한글과컴퓨터 지분 28%를 670억 원에 인수한 것입니다.

김상철 회장은 코스닥에서 여러 건의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수백억 원대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2006년 사출성형기업 대동을 인수하고 3개월 후 되팔아 시세차익으로 수십억 원을 벌었고 2007년에는 아이티플러스라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해 6개월 뒤 매각해 100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부인인 김정실 사내이사도 업계의 '큰 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인인 김정실 사내이사는 전남편과 공동 창업한 통신장비기업 자일랜을 1996년 나스닥에 상장한 뒤 알카텔에 20억 달러에 매각해 8천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김정실 이사는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할 때도 100억 원을 출자했고 당시 사들인 주식의 일부를 지난 2012년 다시 소프트포럼에 팔아 큰 이익을 얻기도 했습니다.

현재 한컴은 2022년부터 김상철 회장의 딸 김연수씨가 대표이사 자리에 앉아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사건사고

한컴그룹 회장 차남이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자산으로 9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지난 1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허용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35)의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징역 9년을 구형하고, 추징금 96억여 원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추징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 씨(48)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한컴 그룹의 총수 아들과 자회사 대표가 일반인들의 투자금을 끌어모아 이를 유용한 형태를 고려하면 이 사건 범죄는 매우 중대하고 사회적 해악이 너무 커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김 씨는 피해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김상철의 아들로 실질적 영향력을 이용해 피해 회사에 귀속돼야 할 수익 중 일부를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방만하게 사용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피고인들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형사 처벌 받은 전력이 없다"면서 "피해 회사가 2024년 6월 경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습니다.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20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첫 상장된 지 30여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075배인 5만38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시 토큰 발행 갯수는 5억개였습니다.

아로와나토큰 인출 권한을 가지고 있던 김 씨는 2021년 12월~2022년 10월 A 씨와 공모해 토큰 1800만개를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 및 가상자산 관리·매각업자를 통해 운용·매도해 96억원 상당의 수익을 냈습니다.

김 씨는 해당 수익금을 비트코인, 이더리움으로 바꿔 자신의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구입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선량한 투자자들이 상장된 아로와나토큰의 가치를 신뢰해 매수한 자금이 피고인들의 비자금 조성 및 개인적 사용에 이용됐다. 그로 인해 토큰사업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시세마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등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생애

김상철 회장은 1953년 5월20일 태어났습니다.

단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금호전기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영업본부장까지 지내다 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변신했습니다.

외환위기 때 금호미터텍 인수에 성공한 뒤 두레테크, 소프트포럼, 다윈텍, 캐피탈익스프레스 등 여러 기업을 인수합병했는데, 일각에선 기업사냥꾼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한 뒤 실적을 키워놓았으며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상철 회장은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경영철학을 내세워 왔습니다.

워커홀릭으로 평생 휴가를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81년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1998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최고경제과정 수료
2001년 서강대 영상대학원 CEO 최고위과정 수료

경력 : 1978년 금호전기 입사
1997년 금호전기 계전사업부문 자회사 금호미터텍 인수
2005년 소프트포럼 대표이사 회장
2008년 다윈텍 대표이사 회장
2010년 10월 한글과컴퓨터 인수
2011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회장
2013년 12월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2014년 12월 사단법인 우리문화지킴이 명예회장
2015년 7월 국제로타리 총재
2015년 11월 재단법인 정동극장 이사장
2019년 2월 사단법인 국립한글박물관후원회 회장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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