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에셋 강남[사진 출처=코람코자산신탁]
국내 상업용 오피스 거래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큰손 투자자로 등장한다.


사옥 마련,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오피스 매각전에 SI(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다.

고금리로 지갑을 닫은 국내 LP(출자자)들의 모습과 비교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전날 삼성화재 서초사옥 본사 사옥인 ‘더 에셋 강남’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안을 삼성SRA자산운용에 보냈다.


평가가치가 1조원을 웃도는 만큼 이번 더 에셋 강남 인수전은 치열했다.

1차 입찰엔 국내외 대형 투자사 8곳이 참여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입찰자들의 인수 의지가 강했던 만큼 코람코자산신탁은 예정에 없던 2차 입찰을 진행, 삼성SRA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을 최종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세 곳 중 2번째로 인수 희망가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화재를 SI로 확보하며 딜 클로징(거래종결) 가능성을 높인 덕분에 최종적으로 인수 자격을 따냈다.


삼성SRA자산운용이 더 에셋 강남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게 되면 강남역 삼성타운은 온전히 삼성그룹의 소유가 된다.


더 에셋 강남은 삼성타운 B동 건물로 현재 A동은 삼성생명, C동은 삼성전자가 갖고 있다.


중대형 오피스 인수전에서도 SI의 참여가 돋보였다.


최근 금융결제원은 명동 인근 오피스인 ‘서울N스퀘어’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냈다.

매도자는 GRE파트너스자산운용이다.


금융결제원은 현재 서울 핵심 업무권역인 강남권역(GBD)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한 건물의 재건축이 계획되면서 새 사옥을 찾게 됐다.


서울N스퀘어는 서울시 중구 회현동 3가 1-11에 소재한 오피스로 연면적 1만5868.9㎡ 규모다.


[사진 출처=GRE파트너스자산운용 홈페이지]
고금리 부담으로 FI(재무적투자자) 성격의 국내 출자자들이 상업용 오피스 거래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SI들은 사옥에 대한 실수요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MLB, 디스커버리 브랜드사인 F&F는 지난해 말 마스턴투자운용으로부터 GBD 신축 오피스인 ‘센터포인트 강남’을 3436억원에 인수했다.

연면적 2만7000여㎡ 규모의 오피스로 F&F는 올 하반기 준공 후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금융사들도 향후 사옥으로 쓰기 위해 SI로 뛰어들었다.


신협중앙회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손을 잡고 지난해 서울 도심권역(CBD) 오피스인 ‘타워8’을 인수했다.

총 인수금액은 5800억원인데 신협중앙회가 앵커 투자자로 참여해 2000억원을 투자했다.


동양생명은 퍼시픽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서울 도심권역(CBD) 오피스인 ‘케이스퀘어시티’ 빌딩을 약 3100억원에 인수했다.


향후에도 상업용 오피스 시장에서 SI들이 주요 투자자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IT(정보기술), 유통업체 등이 서울 주요권역에 거점을 마련하고 사업 확장을 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유력 SI 후보로는 쿠팡이 거론된다.


쿠팡은 현재 서울 송파구 오피스 빌딩인 ‘타워730’ 일부 임차해 쓰고 있는데 2027년 임대차 계약이 만기를 맞는다.


쿠팡이 계속해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약 1만명 규모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오피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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