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율이 증가한 종목에서 주가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가 매수에 집중하는 개미 선호 종목은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외국인 지분율은 34.41%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20.38%) 대비 약 14%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이익 컨센서스 상향에 주목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집중 매입했고, 수급이 개선돼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올해 들어 300% 이상 올랐다.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른 전력기기 시장 호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HD현대일렉트릭의 추정 영업이익은 5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매크로(거시경제), 기업 실적에 예민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을 늘리면 향후 주가 상승 동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외국인을 주가 흐름과 가장 밀접한 투자 주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기별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이 늘어나는 종목을 주목한다면 시장 관심이 어디로 쏠리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중 주가가 32% 상승한 두산에너빌리티도 외국인 지분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종목이다.

연초 14.65%였던 두산에너빌리티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22.15%까지 늘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밸류업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수혜주의 지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40.77%, 76.39%다.

연초 대비 현대차가 7.19%포인트, KB금융이 4.38%포인트 늘었다.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증액 기대감에 현대차, KB금융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35%, 55% 상승했다.


외국인 지분율 추이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같은 사이클 종목의 '주가 바닥 잡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 50%가 깨지는 순간을 메모리 업황의 바닥으로 잡고 저가 매수에 나서면 이후 정보기술(IT) 수요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2022년 9월 5만1800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60% 이상 반등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2022년 하반기 49%대를 기록한 후 현재 56.48%까지 증가한 상태다.


반대로 개인투자자 지분이 늘어나는 종목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대체로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종목의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다르게 개인·기관투자자는 별도의 지분율 공시가 없다.

이 때문에 정확한 지분율을 알 수는 없지만,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이 높은 종목은 주가가 연중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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