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상승 비상…수도권 공동주택 입주물량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 줄어든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
수도권 공동주택 입주 예정량
올 상반기 9만2천가구에서
내년 하반기 5만5천가구로 ‘뚝’
“공급 절벽 심각…대책 마련해야”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매경DB]
수도권 전세가격이 뛰는 현상이 내년 하반기까지 쭉 이어질 수 있단 전망이다.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며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16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은 17만284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19만1575가구)보다 10%가량 줄어든 수치다.

내년 입주예정 물량은 더욱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 입주예정물량은 16만82가구, 하반기는 11만5101가구뿐이다.

올 상반기의 60%수준까지 급감하는 셈이다.


입주예정 물량은 새 집이 다 지어져 실제 ‘집들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물량을 뜻한다.

관련 공급이 많으면 전월세로 나오는 물량도 늘어 가격이 조정되곤 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이 줄면 전월세 물량도 줄고 이는 전월세 시장 가격을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매매 시장에도 연속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수도권의 상황은 더욱 우려된다.

수도권의 입주예정물량은 올해 상반기 9만2334가구에서 하반기 8만6340가구로 줄어든다.

서울은 그나마 상반기(6169가구)보다 하반기(2만 2495가구) 수치가 많이 늘었다.

1만2000가구가 넘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입주가 오는 11월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수도권 입주예정물량 자료=문진석 의원실·한국부동산원
하지만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의 입주예정물량이 각각 1만가구 가까이 줄어 수도권 전체 물량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서울도 올림픽파크포레온 같은 대규모 입주도 없는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 수도권 입주예정물량은 이에 7만 9536가구로 올해 상반기 대비 약 14% 떨어진다.

내년 하반기 수도권 입주예정 물량은 5만5871가구로 또다시 급감한다.

윤 수석연구원은 “내년까지 보면 서울의 (입주예정물량) 축소 경향이 강하다”며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공급 절벽을 나타내는 수치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2024년까지 주택을 100만 가구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적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정부는 2024년까지 101만 가구(인허가 기준)를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계획물량(47만 가구)의 달성률은 82.5%, 올해는 5월까지 목표 대비 달성률이 23.1%에 불과하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출처=문진석 의원실]
특히 수도권의 실적 부진이 눈에 띈다.

국토부는 올해까지 수도권에 56만 가구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실적은 23만 1000가구로 41.2%에 그친다.

서울은 목표치인 19만 가구 대비 3만 5000가구만 공급돼 달성률이 18.4%에 불과한 상황이다.

주택 공급 절벽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셈이다.


문진석 의원은 “국토부가 주택공급이 충분하다 주장하지만 통계는 향후 몇 년간 역대 최악의 주택 공급 절벽을 시사한다”며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거 없는 낙관론을 접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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