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형님 둬야 덕 본다는데”…같은 집안이지만 주가 갈리는 ‘두 종목’

자회사 하이닉스 실적 순항에
SK스퀘어 올들어 100% 급등

SK이노는 SK온 적자에 발목

SK. [사진 제공=연합뉴스]
SK그룹 중간 지주사들의 희비가 주력 자회사들의 성과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SK스퀘어는 상승세인 반면, 2차전지(배터리) 부진에 SK이노베이션은 약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스퀘어 주가는 올해 들어 100.19% 상승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같은 기간 22.95% 하락했다.


SK스퀘어,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내 주요 중간 지주사다.

SK스퀘어SK하이닉스의 지분 20%를, SK이노베이션은 SK온 지분 89%를 보유하며 핵심 자회사로 두고 있다.


두 종목의 올해 주가 흐름이 갈린 건, 자회사의 성과에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자회사 실적은 모회사가 가진 지분만큼 연결기준 이익으로 잡힌다.

또 자회사가 배당금을 지급하면, 모회사의 실질적 수익이 되기도 한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칩 제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엔비디아에 독점 납품한다.

AI 특수에 따라, 지난해 약 7조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약 2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약진에 SK스퀘어의 연간 영업이익도 약 2조930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손실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환원 확대도 기대사항이다.

SK스퀘어는 2025년까지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적자의 늪에 빠진 SK온 영향에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하나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448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SK온도 약 4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외 석유·화학 사업도 영위 중이다.

다만 시장은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을 2차전지 섹터로 분류하고,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부여하고 있어 SK온의 흑자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향후 SK온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자금을 받은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처럼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가 할인 현상이 불거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최근 3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며 “대부분 2차전지 종목 주가가 작년엔 상승했다는 걸 고려하면 적자와 분할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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