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수익률 개선 ◆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증시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27일 국민연금 2025~2029년 기금 운용 중기 자산배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14.9%로 설정했다.

2029년엔 13%까지 줄어든다.

2020년 21.2%였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내년 말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이 35.9%라는 걸 고려하면 국내 주식과 절대적 비중 차이가 20%가량 나는 셈이다.


하지만 투자 비중은 줄더라도, 국민연금이 고수익률을 거두며 적립금 규모를 빠르게 불려나가고 있어 실질적으로 국내 증시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2020년 대비 7%포인트 줄었지만, 시장 가치는 26조7200억원가량 늘었다.

1988년 기금 설정 후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5.92%다.

이를 2029년까지 적용하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140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9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인 13%로 계산하면 183조원인데, 2023년 말과 비교해 40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연금 고갈 방지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뛰어난 해외 주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국민연금이 한국 증시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빼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최근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밸류업 정책의 긍정적 효과로 한국 증시가 상승하면, 국민연금의 수익률에도 긍정적이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시장 조건을 따져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설정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한국 자본시장 여건을 비롯한 정책 조건을 빼놓을 순 없다는 취지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건 현실성이 없다"며 "정책, 시장 조건을 고려할 때 그렇게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금위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진행된 제2차 기금위에선 "우리나라 주식에 (국민연금 자금) 150조원이 들어가 있다"며 "이 자금을 0원으로 확 빼버리면 시장이 유지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더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순위는 글로벌 13위로, 미국 증시 규모의 3.4%에 불과하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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