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한은 금리 인하, 4분기나 내년…하반기 대출금리 하락폭 미미"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한국과 미국의 피벗이 앞당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일러도 4분기에 시작되거나 물가 상황 등에 따라서는 아예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심재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아직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통화량에 대한 통제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에 뚜렷한 진전이 없다면 미국의 금리 인하는 어렵고, 따라서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미국이 인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먼저 내리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익현 신한은행 투자솔루션부 셀장은 "미국 연준은 양호한 경기 등을 고려할 때 9월 정도에나 인하를 시작해 연내 두 차례(0.5%p) 정도 낮출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최근 성장률 개선 등으로 미뤄 미국 인하를 확인한 뒤 10∼11월께 한 차례(0.25%p)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CB는 현지시간 6일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며 1년 11개월 만에 피벗을 단행했는데,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됐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물가 불안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이 늦춰지면서 하반기 대출·예금 금리 하락 폭도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새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대체로 떨어졌는데, 이는 ECB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이 작용했습니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3.180∼5.625% 수준입니다.

약 한 달 전 5월 3일(연 3.480∼5.868%)과 비교해 상단이 0.243%포인트(p), 하단이 0.300%p 낮아졌는데, 이는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895%에서 3.624%로 0.271%p 내린 데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만 장미란 하나은행 도곡금융센터지점 VIP PB(프라이빗뱅킹)부장은 "이미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1회 인하분(0.25%p)이 선(先) 반영된 상태"라며 "따라서 하반기 중 대출·예금 금리의 큰 폭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역대 최대 수준인 미국과의 금리차, 높은 원/달러 환율 등에 따른 한은의 제한적 기준금리 인하 여력 등 탓에 하반기 대출·예금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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