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먼저 냅니다”…강남 오피스 인수에 진심인 싱가포르계 운용사

골든타워 전경[사진 출처=코람코자산신탁 제공]
싱가포르계 운용사인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서울 강남 오피스 자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 이목이 집중된다.

인수 포기 시 환불이 불가능한 하드 디파짓(이행보증금)까지 내면서 알짜 오피스 매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은 골든타워를 매입하기 위해 최근 매도자인 코람코자산신탁에 하드 디파짓 5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그간 자산 인수 시 별도로 하드 디파짓을 지불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5억원을 먼저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강력한 골든타워의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최근 고금리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거래 완결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지난해 부터는 거래 진행시 하드 디파짓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됐다.

패션기업인 F&F가 지난해 강남 서초역 인근 오피스 자산인 마제스타 시티 타워1 인수를 추진할 당시 하드 디파짓 10억원을 매도자 측에 냈다.

하지만 실사 이후 본사 사옥으로 쓰기에 부적합하다는 이유 등으로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위축되면서 인수자 측의 딜 클로징 능력과 의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공적인 딜 클로징을 위한 하드 디파짓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부각됐다”며 “오피스 자산을 사옥을 쓰기 위해 SI(전략적투자자)들이 등장하면 거래가 수월해질 것이란 인식도 생겼다”고 했다.


지난해 매물로 등장한 골든타워 매각전은 순탄치 않았다.

공개 경쟁입찰로 시작이 됐는데 같은해 7월 대신자산신탁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신자산신탁이 스스로 인수를 포기했고 차순위인 마스턴투자운용으로 인수 기회가 넘어갔다.

이마저도 불발돼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됐다.


이후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케펠자산운용 등과 매각 협상이 진행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자금 조달능력, 딜 클로징 능력, 인수 희망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지난 9일 캐피탈랜드투자운용과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골든타워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코크렙NPS제1호’ 리츠로 운용하고 있는 자산이다.

코크렙NPS제1호의 1분기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이 자산은 국민연금이 100% 출자했다.


코크렙NPS제1호의 2008년 당시 인수가격은 2527억원이다.

이번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의 인수 희망가는 3.3㎡당 3600만원 선, 연면적 환산 시 440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골든타워 거래는 이르면 오는 7월 종결될 전망이다.

골든타워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511에 소재해 있다.

지하철 2호선과 수인분당선이 교차하는 선릉역과 2호선 삼성역 사이에 있어 접근성이 우수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골든타워는 지하 7층~지상 21층, 연면적 4만480㎡ 규모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이 골든타워를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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