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나만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 수 있는 다이렉트인덱싱(DI) 시장에서 밸류업 테마를 활용한 투자 전략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 강화, 실적 성장에 힘쓰는 밸류업 수혜주를 개인 성향에 따라 콕 집어 ETF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평가다.


29일 NH투자증권, KB증권이 지난해 출시한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통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가 사용한 밸류업 관련 테마의 투자 전략 성과를 확인한 결과, 코스피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에 힘을 쏟으면서 밸류업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만 골라 나만의 ETF로 만드는 사용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다이렉트인덱싱을 활용하면 개인별로 투자 성향, 생애주기에 따라 개별적인 ETF를 만들 수 있다.

미국 헤지펀드 아크인베스트처럼 개인투자자가 직접 투자하고 싶은 종목만 골라 ETF에 담을 수 있어 마치 액티브 펀드 매니저처럼 상품을 운용할 수 있다.

KB증권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에 마이포트 엔진을 제공 중인 KB자산운용의 김홍곤 AI퀀트운용본부장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의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활용하면 퀀트 펀드 매니저 10년 차 수준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장부상 가치(1배)에 크게 미달하는 등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저PBR·저평가 투자 전략 포트폴리오는 올해 1월 말 생성 후 코스피 대비 8.07%의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해당 투자 전략은 실적 성장성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은행주, 보험주를 주로 편입했다.

DB하이텍, SK이노베이션, LX인터내셔널, CJ대한통운 등 향후 주당순이익(EPS) 반등이 기대되는 종목도 담았다.


특히 현금창출력이 뛰어난 기업들을 담은 포트폴리오는 코스피 대비 83%의 초과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투자 전략은 매출액·영업이익증가율이 상위 20% 이내면서 주가현금흐름비율(PCR)이 뛰어난 종목을 담았다.

불닭볶음면 돌풍에 연중 주가가 140% 이상 급등한 삼양식품 편입 비중이 31%에 달하는 게 뛰어난 수익률의 비결이다.


주주환원 여력이 높은 지주사만 집중 편입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도 올해 최초 생성 후 코스피를 6.05% 웃돌았다.

SK, LS, CJ, 두산, HD현대, 삼양홀딩스, 영원무역홀딩스 등 향후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가 부양과 배당 증액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것으로 기대되는 지주사를 담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 중인 한국의 대표 자동차 밸류체인(가치사슬) 기업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도 시장 평균보다 2%의 초과 성과를 거뒀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신고가를 기록한 현대차, 기아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세방전지 등 자동차 부품주 등 핵심 종목 10개만 담았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세룰리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다이렉트인덱싱 시장은 매년 12.4%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ETF 시장 성장률 추정치(11.3%)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엔 2차전지(배터리) 테마 종목의 주가 상승 동력이 발생하면서 2차전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다이렉트인덱싱 사용자가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향후 다이렉트인덱싱은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신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이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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