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장악 나선 ‘한미약품 형제’ 사모펀드 KKR 손잡는다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 [사진 = 연합뉴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차남 임종훈 전 한미약품사장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비롯한 글로벌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손잡고 한미사이언스 지분 과반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CI그룹과 통합을 반대해온 임종윤·종훈 형제는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한 데 이어 지분확보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사진 = 연합뉴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장·차남 측은 주주총회 전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51% 이상을 확보하기위해 글로벌 PEF 운용사, 글로벌 IB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KR과 협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장·차남 측에서 베인캐피탈 등 다수의 대형 글로벌 PEF들에게 제안을 하고 다녔다”며 “현재로선 KKR과 협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현재 51% 이상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지분은 PEF 측이 사들이지만, 장·차남의 경영권은 보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 측은 우선, 장·차남 측 우군의 지분을 사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장·차남 측의 우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갖고 있고, 사촌들 지분도 약 3%에 달한다.

현재 장·차남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총 28.42%다.

나머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요한 장·차남 측과 이들과 경영권을 놓고 대립해온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 모두로부터 일부 지분을 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EF 측은 모녀와도 접촉하며 일부 지분 매각의사를 타진 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녀 측과 협상이 틀어질 경우, 공개매수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나머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임종윤 사내이사측 관계자는 “주주총회 직후 가족간의 화합을 강조한 만큼 송영숙 회장 측과 원만하게 타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한미사이언스의 과반 이상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PEF가 단일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KKR로 경영권 매각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