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빠른 성장세에 신약 개발 등의 기대감을 더하면서 바이오 업계에서는 기업과 주주들 사이 충돌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몸집을 불린 바이오 기업들은 소액주들과의 갈등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보도에 길금희 기자입니다.


【 기자 】
3월을 맞아 바이오 업계에서도 기업별 주총 일정이 임박한 가운데, 최근 주주들과의 신경전을 벌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몰리며, 기업마다 배당과 경영권 분쟁이 터져나오고 있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분자진단 전문기업 파나진은 소액주주들이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기술 유출과 경영 부진 등이 주된 이유인데, 31일 주총을 앞두고 주주명부 공개와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갈등은 더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소액주들은 파나진 김성기 대표가 자신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진단시약 업체에 회사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가하면, 치매 치료제 개발기업 아이큐어도 이달 말 주주들과 표대결에 나섭니다.

아이큐어 역시 실적 대비 낮은 주주가치가 갈등의 원인으로 해석되는데,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17.5%에 머물면서 향후 경영권 판도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이큐어 소액주주들은 사측과 다른 감사 후보를 제안하는 한편, 이사들의 보수한도를 사측 제안보다 1억 원씩 낮춘 금액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인지도를 높인 휴마시스를 비롯해 알테오젠, 헬릭스미스 등도 이달 주주간 표대결이 예고된 상황.

전문가들은 바이오 산업 성장세가 커지면서 이런 분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늘고 있지만, 제조업 등과 달리 신약 개발 전까지 뚜렷한 물적, 수치적 성과가 없는 바이오 산업 특성상 갈등은 더 커질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 대안을 국가와 기업, 주주 모두가 나서 모색할 것을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이승규 /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 "(기업은) 실패했을 경우엔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을 제안하고 서로 소통을 해야 하고요. 일반 주주는 바이오 주에 머니게임하듯이 들어오는 사례가 많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벗어나 위험 요소가 있다는 걸 인지를 해야 해요. 바이오는 수치가 아니고 기술이기 때문에요. (정부도) 공시제도를 산업 변화에 맞게 세팅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투자 혹한기 속, 바이오 업계에 닥친 주주 행동주의 바람이 향후 산업 성장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길금희입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