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으로 전셋값 줄고 월셋값은 늘어…전국 아파트 월세 25%↑

지난 두 달간 평균 전세와 월세 보증금은 2년 전보다 하락했지만, 월세 부담은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늘(1일) 연합뉴스와 부동산R114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월세 계약 총 7만510건의 평균 월세액은 65만 원으로, 2년 전 동기간 평균 52만 원(5만4천490건)에 비해 24.9%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보증금은 1억2천224만 원으로, 2년 전(1억3천589만 원)보다 10.0% 감소했습니다.

조사 기간내 계약된 순수 전세 보증금 평균도 전국이 2년 전 3억1천731만 원에서 최근 두 달 평균은 3억566만 원으로 3.7% 하락했습니다.

전세와 월세 보증금은 줄었는데 월세액이 커진 것은 일단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며 임차인들이 월세 보증금을 줄이고, 일부를 월세로 돌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2년 전보다 전셋값은 하락한 곳이 많아도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하면서 실질 월세 부담액이 커진 측면도 있습니다.

2020년 12월 전국 평균 4.5%였던 전월세 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 한국부동산원 기준)은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작년 12월 기준 평균 5%로 상승했습니다.

조사 기간내 서울 아파트는 월세가 평균 85만원에서 92만 원으로 8.1% 올라 임차인의 실질 월세 부담이 평균 1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이 기간 월세 보증금은 2억2천805만 원에서 2억105만 원으로 11.8% 하락했고, 전세 보증금도 2년 전 평균 5억5천222만 원에서 현재 5억2천151만 원으로 5.6% 떨어졌습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종전 2%대에서 금리 인상 이후에는 최고 연 6∼7%까지 치솟으면서 전세 보증금의 월세 전환이 가팔라졌다"며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한 것도 월세부담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조사 기간내 주로 지방의 월세액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2년 새 월세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울산광역시로, 2년 전 34만원에서 최근 58만원으로 70.6% 상승했습니다.

또 경상북도가 62.1%(31만 원→50만 원), 강원도 45.7%(34만 원→49만 원), 충청북도 45.7%(31만 원→45만 원), 경상남도 42.9%(34만 원→49만 원), 광주광역시 41.7%(33만 원→51만 원)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습니다.

경기도(46만 원→61만 원)와 인천(44만 원→62만 원)은 각각 31.6%, 39.8% 상승했습니다.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비중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아파트 100만 원 초과 월세 건수는 1만1천668건으로 전체 월세 거래량(7만510건)의 16.5%에 달했습니다.

특히 서울은 전체 월세 낀 거래량 1만6천558건 가운데 30.7%에 달하는 5천76건이 100만원 초과 고액 월세였습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이슈로 보증금을 축소하려는 경향까지 늘면서 전반적으로 월세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며 "고금리가 지속되면 임차인이 보증금을 낮춰 대출액을 줄이는 대신 주거비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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