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경기 둔화로 수입은 줄어들면서 은행권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말 대출 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이들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6월까지 큰 변동이 없다가 하반기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뚜렷한 연체율 상승은 기준금리 상승의 누적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10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0.50%에서 3.50%로 높였습니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5.32%와 5.76%로, 지난해 1월에 비해 각각 2.29%포인트와 2.2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4.64%와 7.97%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대비 0.79%포인트와 2.69%포인트 상승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연체율 상승 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0.4% 감소하면서, 2년 6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물가 영향을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하면서,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경기 둔화 등으로 수입은 뒷걸음질 치면서, 한계 상황을 먼저 맞이한 가계나 기업이 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오르기 시작한 연체율은 은행 여신 건전성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부터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0개 은행에 대한 결산 현장심사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결산검사를 통해 손실흡수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 손효정 기자 / son.hyojeo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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