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산하 공공기관 상당수가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출자·출연기관 혁신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출자·출연 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혁신안을 지자체에게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광주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지자체가 설립할 기관의 최소 조직 규모와 예산 편성 비율 등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무분별한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설립과 방만한 운영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무분별한 설립을 막고 방만 운영을 억제하려는 취지도 있지만 기관 통폐합을 단행한 지자체에 재정성과급을 수여하는 등의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압박하고 나섰다는 평가입니다.

행안부가 제시한 조직 설계 지침에 따르면 광역 지자체인 시·도의 경우 출연기관 설립시 정규직, 무기계약직, 상임 임원 등을 포함해 최소 28명 이상의 인원을 꾸리도록 했습니다.

전체 예산의 50% 이상을 ‘사업비’로 편성해야 한다는 예산 수립 기준도 제시됐습니다.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지역사회의 경제·문화 진흥을 명분으로 소규모 출자·출연기관을 임의로 설립해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예방하자는 취지입니다.

광주시 산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총 33곳 중 행안부가 정한 출연기관의 최소조직에 미달된 곳은 9곳으로 총 19개 출연기관 중 4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전체 예산 중 사업비를 50% 이상 수립하지 못한 기관은 5곳입니다. 두개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출연기관은 2곳에 달합니다.

조직 미달 기관은 광주디자인진흥원, 광주영어방송, 과학기술진흥원, 국제기후환경센터, 광주평생교육진흥원, 한국학호남진흥원, 광주사회서비스원, 광주관광재단, 광주상생일자리재단 등입니다.

사업비 예산 수립 미달 기관은 광주영어방송, 광주복지연구원, 광주여성가족재단, 광주전남연구원, 광주사회서비스원 등 5곳입니다. 조직미달과 사업비편성 기준이 모두 미달된 곳은 광주영어방송, 광주사회서비스원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공공기관 경영 전반에 대한 조직 역량을 진단하는 용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는 4월까지 6개월 동안 진행될 용역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의 혁신과 통폐합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박효원 기자 [mktv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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