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미분양 미스테리…미분양 늘었는데 분양가는 올랐다

【 앵커멘트 】
아파트 미분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아파트 분양가는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북권 최초로 3.3㎡당 4천만 원이 넘는 곳도 등장했습니다.
보도에 김두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마포구 대장아파트이자 '마래푸'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이 단지 바로 옆 단지인 아현2구역 재개발 지역이 서울 강북권 최초로 3.3㎡당 4천만 원이 넘는 분양가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마포 더 클래시'라는 단지명을 가진 이곳은 3.3㎡당 4013만원으로 이달 일반분양에 나섭니다.

수도권 곳곳에서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미분양된 아파트가 늘고 있지만, 분양가는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아파트 역사상 가장 높은 분양가를 기록했던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와의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현2구역에 이어 둔촌주공 3천829만 원, 삼양사거리3구역 3천140만 원, 경기도 광명의 철산주공8·9단지 2천896만 원 등입니다.

올해 연말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높아진 분양가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침체로 미분양은 지속해서 늘고 있지만, 분양가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천 호로 전월보다 약 6천 호, 13% 증가했습니다.

서울의 미분양 주택도 866 호로 한 달 만에 20%가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 54호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16배 넘게 증가한 셈입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서울에서 지난달보다 12% 상승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침체로 아파트 매수 수요는 급격히 줄었지만, 아파트 공사 원자잿값이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한 대형 건설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 건축에 쓰이는 원자잿값이 많게는 절반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철근값은 2년 전 톤당 67만 원에서 올해 3분기 100만 원으로 약 45% 상승했습니다.

시멘트도 톤당 6만5천 원에서 8만1천 원으로 약 24%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됐지만 원자재값 상승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최근까지도 우려되는 공사 원가의 상승 같은 요소들을 감안하면 분양을 하는 입장에서는 무조건 낮은 가격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기는 어려운 사안입니다."

청약 대기자와 사업자 간 분양가에 대한 괴리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혼돈의 청약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매일경제TV 김두현입니다. [ kim.dooh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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