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계열사로부터 1조원 넘게 차입…재무적 우려 속 롯데케미칼에게 5천억원 빌려

【 앵커멘트 】
롯데건설이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운영자금을 수혈받고 있습니다.
총 금액만 1조 원을 넘어섰는데요.
특히 재무안정성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온 롯데케미칼도 롯데건설에 5천억 원을 빌려줬습니다.
보도에 김두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롯데건설에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의 영향으로 유동성 마련 우려가 커진 롯데건설을 살리기 위해섭니다.

롯데건설이 손을 벌린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홈쇼핑, 호텔롯데 등 총 5곳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롯데케미칼로부터 지난달 말 5천억 원을 차입했고, 이번 주에만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3천억 원, 롯데홈쇼핑으로부터 1천억 원을 수혈받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롯데건설은 오는 18일에는 약 2천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합니다.

유상증자에는 롯데케미칼이 876억 원을 출자하고 호텔롯데도 861억 원을 들여 새 주식을 매입합니다.

이로써 롯데건설은 차입금과 유상증자 금액을 모두 합한 약 1조1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단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환경이 정상화되지 않아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고자 차입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무리한 차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 약 4천400억 원 중 대부분을 롯데건설에 빌려줬습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재무 불안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약 4천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다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2조7천억 원이라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도 어제 수시평가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의 부정적 전망에 따라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됐습니다.

롯데건설은 차입조건으로 만기 일시 상환을 내건 가운데 급격히 경색된 부동산PF 시장이 단시간에 얼마나 풀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김두현입니다. [ kim.doohyeon@mk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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