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회사채(1)] 꽁꽁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기업, CP·대출로 몰렸다

【 앵커멘트 】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자금시장이 급속도로 경색됐죠.
이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궁여지책으로 기업어음(CP)과 은행 대출을 택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정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국내외 요인으로 채권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을 단행한 기업들이 대부분 회사채 완판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LG유플러스와 한화솔루션을 비롯해 비교적 높은 신용도를 자랑하는 기업들마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샙니다.

이처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끌어오기가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금리가 비싼 대신 비교적 발행절차가 간단한 기업어음(CP)을 직접 발행하거나 은행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기업어음, CP의 발행액은 지난달 3조1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고, 이에 덩달아 CP금리도 치솟으면서 91일물 기준으로 13년 만에 5%를 돌파했습니다.

양도성예금증서, CD의 91일물 금리(3.97%)보다 1.05%포인트 높은 수치로, 이는 코로나 사태 초기 단기자금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은 시점 이후 최대 격차입니다.

이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은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은행에 비해 더 나빠졌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CP발행을 선택할 수 있는 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CP시장에서도 충분한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비싼 금리에도 너나할 것 없이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 기업대출은 10월에만 13조7천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증가폭입니다.

금융당국의 회사채시장 개입이 늦어지는 사이 유동성이 급한 기업들이 궁여지책으로 비교적 대출 금리가 비싼 은행 대출을 선택한 겁니다.

▶ 인터뷰(☎) : 강승원 / NH투자증권 연구원
- "(회사채 수요예측 미달이) 거의 모든 신용등급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통상 더블A정도면 우량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도, 그 등급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들이) 안전하고 낮은 비용으로 자본을 차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보니 (CP발행이나 은행대출과 같은) 안좋은 선택을 강요받고있는 분위기다. "

미 연준을 중심으로한 글로벌 금리 인상기조가 지속되고 국제경기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가운데, 마땅한 자금 조달 길이 없는 기업들이 위기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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