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역대급 엔저'까지 겹쳐 미국·일본 기업, 모두'울상'

【 앵커멘트 】
미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일본 중앙은행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강달러·엔저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죠.
이같은 흐름속에 미·일 양국 기업들은 서로 정반대의 이유로 울상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이정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본격적인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들고 있는 미 증권시장.

미 증시를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 메타·알파벳·MS는 지난주 실적 발표와 동시에 주가 급락을 경험했습니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 때문인데, 그 원인 중 하나로 '달러가치의 급격한 상승'이 지목됐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매출 상당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데, 해외수익을 달러로 환산하자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겁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 같은 달러강세 흐름 때문에, 미국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약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조 원 이상 줄어들었다고 추산했습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자국 통화가치의 하락 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올 들어 엔화 가치가 30% 가량 하락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요미우리신문은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없는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평가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원자재를 수입하는 일본 기업은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야 한다는 부담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시장에서 경고음이 나오는 와중에도 미국과 일본의 금융수장은 현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나섰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28일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노동시장 덕분에 경기침체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경제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감당할 체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경기회복이 우선"이라며, "시장완화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는 뜻을 천명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달러당 150엔 정도의 환율을 유지하면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환율을 내릴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양국 기업들이 정 반대의 이유로 아우성치고 있는 가운데, 미·일 금융당국의 엇갈린 정책이 어느 시점에 변곡점을 맞이할 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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