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그동안 부동산 PF 자산유동화증권, ABCP를 발행해 오던 증권업계도 비상불이 켜졌습니다.
증권사들의 총 위험액은 3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금융당국이 어제(23일) PF 유동화증권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밝혔으나, 임시방편의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보도에 조문경 기자입니다.


【 기자 】
총 위험액이 약 33조6천억 원을 넘어선 증권업계.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47개 증권사의 총 위험액은 반년 새 약 6.2% 증가했습니다.

총 위험액이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격 변동과 거래상대방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계량화 한 것을 말합니다.

반년 새 총 위험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증권사는 흥국증권으로 85% 증가했고, BNK투자증권이 37%, KB증권 24%, 한국투자증권 17%, 그리고 대신과 하이투자, 교보 증권이 모두 15% 증가하며 뒤를 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 조짐이 보이면서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중 BN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금융 가운데 브릿지론 비중이 높아 위험성이 큰 증권사로 꼽혔습니다.

브릿지론은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면, 원금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강원 레고랜드의 ABCP 채무 불이행 사태로 PF 유동화증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증권사들도 타격을 입는 모습입니다.

다음달(11월)에는 증권사가 신용보강 또는 매입보장을 한 약 10조7천억 원의 PF 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오는데, 자금 경색 상황이 계속되면 증권사들의 신용 위험은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만기가 도래한 ABCP 차환발행에 실패하고, 직접 매입에 나섰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어제 자금시장에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당장은 이 조치가 효과가 있을지라도 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은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당연히 당국이 돈을 푸는 효과는 즉각적일 거예요. 그것과는 별개로 이런 일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팽배해 있거든요. 시장이 계속 유동성이 메말라가는 형식으로…시장에 신용경색이 일어나는 이 과정 자체가 훨씬 길어질 거라는 거죠."

당국이 급하게 자금시장안정을 위한 응급조치에 나섰지만, 시장에 신용이 무너진 만큼 증권사들의 차환 발행 부담은 커질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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