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려의 신개념과 제론테크놀로지, 스마트한 나이듦에 관해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사람들과의 만남이 차단되는 등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을 더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를 겪으면서 위로받을 수 있는 것들을 찾았고, 그 중에서도 '식물'이라는 존재가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는 식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며 '반려식물'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심지어 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식집사(식물+집사)'도 탄생시켰다.

MZ세대의 삶에 반려식물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가운데, 노년층에게도 우울증을 감소시켜주는 반려의 새로운 문화가 등장했다.

그것은 독거노인 우울증 예방을 위해 개발된 반려로봇 인형, '복돌이'다.

복돌이는 약 복용 알림 및 확인, 체조, 퀴즈, 종교 말씀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복돌이의 위기 예방 기능은 일정 시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연락 필요 요청을 보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복돌이는 독거노인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말벗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는데, 실제로 복돌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우울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보다 낫다는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도 독거노인의 반려 서비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1인 가구 생활관리 서비스인 '클로바 케어콜'은 AI가 전화로 독거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친구처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돌봄 대상자와 주 2회 통화를 진행하는 클로바 케어콜은 정형화된 질문에서 벗어나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단순 건강 체크를 넘어 정서적인 케어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대화 모니터링 중 위기 징후가 발견될 경우 대상자의 상태를 즉각 확인하고 유관 기관 및 분야별 공공지원 서비스를 연계해 지원에 나선다.

'기억하기' 기능 도입으로 단순히 아픈곳을 묻는 것에서 나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상태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춘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게 했다.

2018년 고령사회가 된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1년 고령자 통계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인구의 16.5%인 853만 7,000명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로 봤을 때, 2025년이 되면 한국은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노인 인구 천만 명 시대로, 고령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현재의 고령사회가 특징적인 것은 '디지털 고령화 사회'라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생산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서, 가속화되는 기술 혁신 속도로 인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정보격차 등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

이를 해소하고자 등장한 기술이 바로 제론테크놀로지(Gerontechnology)이다. 제론테크놀로지는 '노인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 두 단어의 복합어로, 노년층이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지원하는, 그들에게 최적화시킨 기술을 의미한다.

제론테크놀로지는 고령화가 심화되는 범지구적 현상을 과학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고자 등장했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 돌봄, 원격진료, 위급상황 시 도움 요청 연계 등 스마트 리빙 서비스는 제론테크놀로지 서비스의 일환이다.

돌봄을 위한 인적자원이 부족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 서비스 분야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이 시점에,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돌봄인 제론테크놀로지는 노년층의 고립을 예방하고 일상생활을 돕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이 때, 기업들의 실버테크산업인 제론테크놀로지는 어느 단계까지 와있을까.

올해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는 전 세계 제론테크놀로지의 최신 발전 상황을 보여줄 예정이다.

2022년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는 '삶과 기술: 인공지능시대의 100세 인생'이라는 주제로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Gerontechnology·ISG)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ISG 2022)와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주최하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 엑스포&포럼(IGEF 2022)이 하나로 통합해 진행된다.

제론테크놀로지와 관련한 전 세계의 사용자, 학자, 연구자, 공무원, 기업인들이 참석해, 다가오는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한 제론테크놀로지의 최신 연구개발, 시장 동향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국내외 제론테크놀로지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이듦이 그저 두렵고 서러운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혁신된 기술과 함께하는 나이듦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ESG 시대에 걸맞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한 반려기술이 나이 들어가는 모두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종현 아시아 벤처 필란트로피 네트워크(AVPN) 한국대표부 총괄대표·ISG 2022 조직위원회 조직위원·ESG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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