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2만5000원은 이해하지만"…폭우 속 배달 주문 '와글와글'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폭우 속 배달 주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기존에도 고액 논란을 자아내 온 배달비가 2만원을 넘어선 점도 화제지만, 일각에서는 배달 문화에 과하게 의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허리까지 차오른 빗물 뚫고…"배달비 2만5000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8~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배달 상황'을 담은 게시물이 다수 게재됐다.


빗물에 도심 곳곳이 침수됐음에도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들과 이를 배달하는 라이더들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다리나 허리까지 차오른 빗물을 뚫고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들의 모습이 담겼다.


한 누리꾼은 당시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배달비가 2만5000원에 육박했다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배달비가 통상적으로 3000~4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날은 6~8배에 달하는 금액이 책정된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비는 늦은 밤이나 악천후 등 배달 주문에 비해 라이더 수가 부족할 때 급격하게 오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께 일부 지역에서 1만원대 배달비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2만원대에 들어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소비자들은 배달비가 높게 책정된 데 대해서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당시 기상 여건상 배달 오토바이나 일반 차량은 물론, 보행자도 통행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는 감전 위험 등을 고려하면 2만5000원도 적다고 지적했다.


◆ 라이더 안전 위협…자영업자도 "배차 안 돼 손실"


일각에서는 배달비보다 악천후에도 배달이 이뤄졌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배달 앱은 접근성을 고려해 배달 가능 지역의 범위를 축소했지만, 라이더 안전을 고려하면 전면 중단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평소 배달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30대 소비자 A씨는 "도심이 마비되고 인명사고가 날 정도로 비가 왔는데 이런 날 배달을 꼭 시켜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돈이야 내겠지만 배달을 왜 시키는지, 사람이 다칠까 무섭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 8일 배달 가능 지역을 평소보다 축소하는 '거리 제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 라이더들에게도 안전에 특히 유의하라는 공지를 보냈다.

요기요 역시 서울 강남·서초·관악·동작·영등포·구로구 등 지역에 대해 배달을 일시 중단했다.


수도권 자영업자들도 대부분 지난 8~9일 영업을 일찍 마무리하거나, 매장 손님만 받고 배달 주문은 받지 않는 식으로 영업을 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 앱으로 주문이 가능했기에 자영업자들 역시 난처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B씨는 "주문이 들어와서 음식은 만들었는데 배차가 안 됐다.

이럴 거면 배달료는 (자영업자에게서) 왜 받아 가느냐"며 "피크 시간과 폭우인데도 단가가 4000~5000원이다.

조리 음식을 보상해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소비자에게 익숙한 배달 주문이지만, 편의와 이익만 고려한다면 자영업자와 라이더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서비스 이용료(배달비)를 더 내는 것보다 자제하는 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배달원들이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거리 인근에서 배달 중 잠시 정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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