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이 문을 닫는다.

지난 4월 '출구전략'을 발표한 후 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왔던 한국씨티은행이 매각에 실패하면서 결국 소비자금융은 단계적 폐지(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씨티그룹은 1984년 외국계 은행 최초로 국내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4년 옛 한미은행을 인수했다.

또 2013년 HSBC은행의 청산 이후 두 번째로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은행이 소매금융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여·수신, 카드, 자산관리(WM) 등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에게는 은행 내 재배치 등을 통해 고용 안정을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 직원은 3500여 명이며 이 중 2400여 명이 소비자금융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모회사 씨티그룹은 지난 4월 15일 세계적인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단순화, 사업전략 재편 등의 차원으로 한국을 포함한 13개 나라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출구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씨티은행은 고용승계를 전제로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전체 매각(통매각)을 추진해왔지만, 결국 적절한 매각 상대를 찾지 못했다.


매각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은 임직원 고용승계와 높은 인건비 부담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몇 인수 후보가 있었지만, 후보들 모두 소비자금융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 외에는 고용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해 합의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금융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이미 고령화된 직원들에게 고임금을 주면서 데려갈 유인이 없고, 인수 후보 노조 측에서도 인수·합병(M&A)에 관여하면서 '씨티 임직원을 데려오려면 기존 임직원의 처우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하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은 평균 근속연수가 18.4년으로 다른 시중은행 대비 높은 편이다.

평균 연봉도 지난해 기준 1억1200만원에 달한다.

또 시중은행 대부분이 노사 합의로 폐기한 퇴직금 누진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과 노조는 근속기간 만 3년 이상 정규 직원과 무기 전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최장 7년)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주기로 했다.

퇴직금 최고 한도는 7억원이다.

소비자금융 임직원이 2400여 명임을 감안하면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금융권 최대 이슈는 디지털 전환과 채널 효율화"라며 "인수 후보들이 덩치가 큰 리테일 영업조직을 인수하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22일 씨티은행에 소비자보호법에 근거한 조치명령을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매금융 단계적 폐지가 질서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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