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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코인 "유의종목 지정됐어요" 투자자 '안절부절'
기사입력 2021-06-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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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거래소 양극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1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시세 현황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박형기 기자]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가 갑자기 '잡(雜)코인' 정리작업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일부 코인의 경우 '페어 제거'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거래 '유의종목' 지정 후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까지 걸리는 기간도 제 각각이라, 투자자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거래소의 모든 마켓에서 코인이 사라지는 상장 폐지와 달리 느닷 없이 개별 마켓에서 거래가 중단되는 페어 제거에 대해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들이 애초에 부실 코인을 상장시켜 돈을 벌어 놓고,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17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주요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거래 지원 정책상 유의 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까지의 기간 등 관련 절차가 사뭇 다르다.


유의종목 지정후 상폐 관련 절차 달라 혼선


업비트는 내부기준에 따라 유의 종목 지정 뒤 통상 일주일간의 소명 기간을 코인 발행 주체에 허용한다.

이 기간에 제대로 된 소명을 하지 못하면 거래 지원이 끝난다.

즉 상폐된다는 얘기다.


빗썸은 이보다는 조금 더 길다.

유의 종목 지정 공지 날짜로부터 30일간 유예 기간을 두고 있다.


코인원의 경우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후 상장 유지를 위한 개선안을 제안한다.

이후 2주 이상 개선되지 않으면 상폐를 결정한다.

업체가 검토할 수 있도록 2주 이상 기간을 줄 뿐 언제까지 다 매듭져야 한다고 못 박지는 않았다는 게 코인원의 설명이다.


코빗은 거래소 개설 이후 한 차례만 유의종목 지정 후 소명을 요청 했는데, 이때 한 달가량의 기간을 줬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법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없는터라 각 거래소 마다 기간이 다르다"면서 "기간이 길든 짧든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개인 투자자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정부의 잘못된 가상화폐 규제 방향을 바로 잡을 것을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17일 오전 9시 28분 현재 3905명이 동의한 상태다.


우회 투자로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지자 코인을 미리 매도해 '먹튀'하고 원화 마켓에서 별다른 이유없이 상장 폐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투자자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악덕업체 ***를 고발합니다'라는 글도 등장했다.

같은 시각 이 청원에는 2782명이 동의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5시께 공지를 통해 마로(MARO), 페이코인(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 등 코인 5종의 원화 마켓 페어 제거(18일)를 알렸다.

업비트가 내세운 이유는 '내부 기준 미달'이었다.


원화 마켓 페어 제거란 원화 마켓에선 거래가 중단되지만 비트코인(BTC)이나 테더(USDT) 마켓에선 코인 거래를 계속할 수 있다.


마켓 페어 제거는 업비트에선 처음 있던 일로, 상장 폐지 과정상 유의종목 지정 공지 같은 사전 절차가 따로 없다.

모든 마켓에서 코인이 사라지는 상장 폐지가 아니기 때문에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게 업비트측 해명이다.


투자자 뿐 아니라 코인 발행회사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제거된 퀴즈톡은 "업비트가 합당한 사유와 정당한 절차없이 원화 페어 삭제를 단행했다"고 항의했다.


특금법 D-100 가상화폐 거래소도 바짝 긴장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의 시행이 'D-100일'로 다가오면서 가상화폐거래소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시중은행들이 거래소에 대한 현미경 실사에 착수했기 때문. 오는 9월24일까지 가상화폐거래소 사업자 신고 접수를 못한 곳은 문들 닫아야 해 당장 살아남기 위해 부실 코인들을 줄줄이 정리하는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가상화폐거래소 시세 현황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박형기 기자]

17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중 신고수리를 마친 곳은 아직 없다.

신고 조건인 은행 실명계좌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확보한 곳은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4곳 정도다.

ISMS 인증만 갖춘 곳은 고팍스, 포블게이트, 한빗코 등 20여 곳이지만 거래소가 60곳인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각 은행들은 거래소의 건전성 등 위험평가를 해야 하는 만큼 '확답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미경 실사를 진행중인 터라, 4대 거래소조차 속단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게 은행권의 전언이다.


A은행 관계자는 "현재 가상화폐거래소 실사를 진행중인 은행들은 AML 위험평가, ISMS 인증 획득, 고객 예치금 분리 보관, 고객별 거래내역 분리관리, 금융관련 법률 위반 및 말소 등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확인을 위해 특금법에서 요구되는 항목별 심사를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상당히 신중하게 들여다 보고 있어, 심사 종료일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실사 착수할 예정"이라면서도 "사안이 중대한 만큼 지금은 위험평가 기준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60곳의 가상화폐거래소 사업자 중 관련 요건도 갖추지 못한 곳이 수두룩 상황에서 문제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C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파산하면 '어떻게 처리하라'는 규정이 없는 상태라, 결국은 사업자의 도덕적인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다"면서 "9월 24일 이후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 칠 것 같다.

미신고 업자들의 파산에 따른 투자자 피해가 최소화 되길 바랄 뿐"이라며 우려했다.


D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리딩사인 업비트를 통해 거래업계 전체를 잡겠다는 의지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원화마켓에 소수의 암호화폐만 거래하게 하라는 조치를 내렸을 것이란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가상자산의 사업정보를 담은 백서의 형식을 규정하고, 발행자 등이 백서를 따르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의 투명성을 높이려면 허위 사실 유포 등의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하는 등 불법행위는 철저히 단속하고 사업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시장 참여자가 가상자산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도록 가상자산을 발행할 때 발간하는 백서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업 진행이 백서에 나온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그 책임을 발행자와 취급 업소에 물을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 무더기 폐쇄 발언'으로 한바탕 곤혹을 치뤘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안전한 거래소로 옮기라는 취지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금법이 지난 3월 25일 시행됐고, 9월 중순까지 거래소 신고를 하도록 했는데, 실명계좌를 갖추고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만 신고가 된다"며 "이 규정에 안착하면 자연스럽게 (법으로) 거래소가 보호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전까지 소비자 개개인이 내가 거래하는 업소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안전한 곳으로 옮겨 달라는 게 발언의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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