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2교대 전환 제안에 노조 거부…XM3 물량확보 차질 우려

유럽 수출을 위해 선적을 앞둔 르노삼성차 XM3
대규모 적자로 비상 경영에 돌입한 르노삼성차가 유럽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 2교대 전환과 순환 휴직자의 조기 복귀를 노조에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2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사측은 지난 15일 열린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노조에 6월부터 2교대로 전환하고 순환 휴직자는 이달부터 공장 운영 사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복귀하는 내용을 담은 공장 가동 변경안을 제시했습니다.

사측은 2교대 준비를 위해 신규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2교대 전환 후 공장 비가동 상황 등이 발생해 잉여 인력이 생길 경우 '1+1(연차휴가+휴업)'으로 노사간 '윈윈'하자고 제안했습니다.

'1+1'은 공장 비가동시 절반은 연차 휴가를 사용하고 절반은 휴업하도록 해 휴업 기간에는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한다는 방침입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부터 수요 감소에 따른 생산량 조절을 위해 주간 1교대로 전환하고 남는 인력 280여 명을 순환 휴업하도록 하고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8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2교대 전환과 순환 휴직자의 조속한 복귀는 당초 노조가 임금단체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내건 사항이기도 합니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작년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측은 이 같은 노조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XM3 유럽 수출 성공을 위한 특근과 일시적 전환 배치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에 10개 사업소 운영 유지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추가 협상을 거부했습니다.

사측은 그룹의 수익성 개선 전략 '르놀루션'에 따라 희망퇴직으로 인력이 감소한 만큼 판금·도장·일반정비 파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현재 10개의 직영사업소 중 인천·창원사업소의 운영 중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직영사업소 운영 중단은 회사 고유의 경영사항으로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이날 회의에서 노조 측은 순환 휴직자가 조기 복직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1교대로 계속 가도 상관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6월 이후 물량이나 부품 수급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XM3의 유럽 현지 반응이 좋아 물량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럽 수출 물량 공급 확보에 있어 중요한 시점에서 노조가 오히려 순환 휴직자의 복직을 반대하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르노삼성차의 3월 수출은 2천877대로, QM6(수출명 콜레오스) 1천343대, XM3 1천320대, 트위지 214대가 선적됐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소식지에서 "사측이 원하는 안정적인 아르카나(XM3의 수출명) 유럽 수출 물량을 생산하고 싶다면 그에 맞는 합당한 처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올해 초 수익성 강화를 위해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했습니다.

서바이벌 플랜은 내수 시장에서의 가치 제고, 유럽 수출 모델인 XM3의 경쟁력 확보, 구조조정 등 3개의 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 이태준 인턴기자 / taejun9503@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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