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공단, 1급 승진 인원 맘대로 늘리고 혈세로 교육비 ‘펑펑’

기재부 지침 무시하고 승진 대상자 두 배 늘려
근로자 안전 관련 예산, 직원 대학 교육비로
매년 어버이날 '현금 20만원' 3년간 12억원 지출도 지적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로고
[울산=매일경제TV]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1급 직원 승진 인원을 임의로 두 배 늘려 놓고, 승진 직원 교육비가 부족해지자 재해예방과 유해환경 개선 등 사업예산 수 억원을 끌어다 쓴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공단은 내부 규정에 따라 직원 파견 근무가 1년 6개월 이상이면 별도 정원을 충원할 수 있었는데 2016년 이를 1년으로 개정한 뒤 최근 3년간 1급 승진 정원 16명 외에 16명을 추가로 승진시켰습니다.

승진 인원이 늘어나면서 교육비도 덩달아 불어났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원 교육비는 경상경비에서 지출해야 하지만 예산이 바닥나자 '업종별재해예방', '유해작업환경개선' 등 사업비에서 4억여원을 충당했습니다. 또 같은 방법으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교육에도 8000여만원을 지출했습니다.

초과 승진한 인원은 대학교 1년 과정 경영자, 리더십 과정에 파견돼 무상 교육까지 받았습니다. 이 중 1급 14명, 2급 1명 등 15명은 사업 예산으로 등록금을 납부했습니다.

2019년 기획재정부는 공기업·준정부 등이 협의되지 않은 별도 정원을 운용하거나, 직급별 정원을 조정하지 않도록 관련 조항을 삭제·수정하도록 했지만 공단 측은 1급 승진인원 감소를 우려해 기재부 권고 사항을 무시했습니다.

공단 측이 교육훈련비로 사용한 전체 10억여원 중 경상경비로 집행한 금액은 3억여원에 불과했고, 나머지 6억여원은 모두 유해환경개선, 안전검사, 근로자 건강보호 등 사업 예산을 전용해 썼습니다.

공단은 2004년부터 매년 5월 어버이날 복리후생비 명목으로 전 직원에게 지급 중인 현금 지출도 문제가 됐습니다. 2017년부터 3년간 직원들에게 지급된 현금은 매년 1인당 20만원, 총 12억여원에 달합니다.

공단 측은 “인사규정을 개정하고 정원에 맞게 인력을 운영하겠다”며 “경상경비로 교육과정 운영 시 사업비에서 집행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손세준 기자 / mksse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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