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정용 정수기 물에서 대장균군 검출…코크 소독 필요"

한국소비자원 제공

일부 가정용 정수기 물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아파트 40가구를 대상으로 정수기 물의 수질 검사를 한 결과 직수형 자가관리 정수기를 사용하는 1곳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대장균군은 사람이나 포유류의 장 내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병원성 대장균은 식중독과 설사, 출혈성 대장염 등을 유발하고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수기 코크(취수 부분)를 에탄올로 살균 소독한 후 재실험하자 대장균군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소독 전 대장균군이 검출된 정수기는 지난 4년간 코크 관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아 코크에 이물질이 있는 등 위생이 불량한 경우로, 코크를 소독하면 대장균군을 없애는 등 위생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습니다.

조사 대상 정수기 물의 평균 일반 세균 수치는 1㎖당 257CFU 수준이었습니다.

CFU는 균 수를 측정하는 단위로, 독자적으로 번식할 수 있는 세포 군락 수를 의미합니다.

현재 정수기 관련 일반 세균 기준은 없지만, '먹는 물 수질 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른 식수용 수돗물 기준은 100CFU/㎖ 이하입니다.

진균(곰팡이)은 0~4CFU/㎖ 수준이었는데, 이는 '대한민국약전'에서 밀·옥수수 전분, 꿀 등에 관해 규정한 기준(100CFU/ｇ 이하)과 비교하면 안전한 수치입니다.

수소이온지수(pH)는 6.7~7.8로 식수용 수돗물 기준(5.8~8.5)에 적합했습니다.

에탄올 소독 후 일반 세균 수치는 소독 전보다 50.8% 감소한 126CFU/㎖로 나타났고 진균은 0~3CFU/㎖, pH는 6.7~7.9로 소독 전과 같이 기준에 적합했습니다.

소비자원이 이번에 조사한 40가구 중 평소에도 코크 위생을 관리하는 가구는 7.5%에 그쳤습니다.

소비자원은 렌털 업체의 청소 서비스와 상관없이 소비자 스스로 정수기 주변부와 코크의 위생을 주기적으로 관리할 것을 당부하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수기 판매·대여 업체 13곳에 코크 소독을 렌털 관리 서비스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 김예솔 인턴기자 / yesol@mk.co.kr ]